WSJ "엔화 폭락에 美국채 매수 실종 우려…연준 QT 어쩌나"
엔화 약세로 美 자산 매입 日 투자자 헤지비용 증가
엔화, 올해 달러화에 12% 하락…러시아 루블·터키 리라보다 약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일본 뿐만 아니라 23조달러 규모의 미 국채시장에도 부정적인 뉴스가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미국시간) 보도했다.
통상 엔화는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주가 하락에도 올해 달러화에 대해 12%나 하락했다. WSJ이 추적한 41개 통화 가운데 올해 최악의 약세를 보인 통화로 러시아 루블이나 터키 리라화보다 심각했다.
엔화가 별로 중요한 통화가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세계 3위 거래 통화라는 점 때문에 금융시장에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특히 이르면 다음달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예정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는 시기가 다소 좋지 않다.
미국 국채의 최대 매수세력인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난 국채공급을 흡수해줄 것으로 연준은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그러나 일본의 미국채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화 자산을 보유한 일본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 위험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9% 수준이며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0.25%로 표면적으로 미국채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헤지 비용이 너무 비싸지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국채 대신 미국채를 보유하면서 나오는 추가적인 수익률은 거의 사라졌다.
골드만삭스가 추정한 것을 보면 환율 변동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10년물 미국채와 일본 국채의 수익률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미즈호은행의 가라마카 다이스케 수석 경제학자는 "엔화 약세 청산과 값비싼 미국 주식에 대한 공포" 때문에 보험사와 같은 일본 기관이 미국 자산 대신 초장기 일본 국채에 포트폴리오를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버거 버만의 우고 란시오니 헤드는 일본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 보호 조치를 포기함으로써 더 높은 헤지비용을 우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화가 달러화에 갑작스러운 강세를 보이면 "수익률 우위는 수거래일 만에 완전히 잠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이후 갑작스럽고 가파른 약세 청산에 크게 손실을 본 바 있다.
작년 초에는 일본의 은행과 보험사, 다른 기관들이 회계연도 말을 앞두고 수백억달러의 미국채를 매도하면서 미국채 금리의 급등세가 약화했으며 이는 특히 아시아 시간대에 심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주가 역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국채금리가 다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여전히 엔화가 더 떨어질 것이란 쪽에 대거 베팅하고 있으며 엔화 매도 포지션은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엔화 약세의 방향을 바꿔줄 촉매는 일본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다. 일본은행(BOJ)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리거나 재무성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일본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퍼스트이글 인베스트먼트의 아이다나 아피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BOJ의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만큼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뜨겁지 않다면서 "만약 엔화가 지금보다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거나 미국 등에서 일본이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정치적인 압박을 한다면 개입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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