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경' 낙인찍힌 발전사 조달①] ESG 투자 부상에 한국물 조달 '흔들'
글로벌 기관, 석탄화력 외면 심화…매크로 리스크 부상에 이중고
≪※편집자 주 = 반환경·반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열풍 부상과 함께 국내외 기관은 반환경 주범으로 '석탄화력'을 정조준하고 있다. 친환경으로의 전환 등을 위해 국내외 조달이 더욱 절실해진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자회사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다. 연합인포맥스는 '반환경' 낙인이 찍힌 이들의 조달 현황을 살펴보고 위기 요인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산하 발전자회사들의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열풍이 거세지며 석탄화력 발전사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다. 글로벌 기관들은 반환경 기업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것을 넘어 투자 중단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핵심 사업이 석탄화력발전과 직결된 발전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는 ESG 투자에 국내 발전자회사들의 외화채 조달은 매년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투자 수요 위축세가 더해지며 발전채에 대한 싸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발전사 조달세 속 얼어붙는 투심, 'ESG' 직격탄
25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채권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동부·동서·중부·남동·서부발전)가 발행한 외화채는 12억5천만 달러 규모였다. 공·사모를 통합한 전체 발행량(589억384만 달러)의 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한국전력공사를 필두로 산하 발전자회사 6개사는 꾸준히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남부발전(4.5억 달러)과 한국수력원자력(5억 달러), 한국중부발전(3억 달러) 등이 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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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발전자회사의 외화채 조달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이 이달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 데 이어 한국동서발전 역시 이주 달러채 조달을 위한 비대면 로드쇼를 진행한다.
발행은 꾸준하지만, 발전자회사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있다. 'ESG'가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며 석탄화력 관련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자회사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이 주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반환경' 이슈를 피해갈 수 없다. 한국수력원자력만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는 목소리에 힘입어 이런 이슈에서 비껴가고 있을 뿐이다.
글로벌 대형 기관의 경우 반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마저 늘고 있어 조달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이제 대형 글로벌 투자자는 석탄화력 기업 등에는 아예 투자를 안 하고 있다"며 "발전자회사 조달은 해를 거듭할수록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환경 비용 감수 불가피…ESG 투자 강화 예의주시
달라진 기류는 올해 첫 한국물 발전자회사 조달이었던 한국중부발전 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중부발전은 이달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에서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미국 5년 국채금리에 100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공모 한국물 기준 AA급 발행사가 5년물 발행 스프레드를 100bp 이상 지불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반환경 논란에서 자유로운 최근의 공모 한국물 달러채 발행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A급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달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 5년물을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 대비 92.5bp 높게 찍기도 했다. 북빌딩 시기별로 매크로 리스크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쉽지 않지만, A급과 AA급 격차를 생각하면 상당한 차이다.
최근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매크로 리스크를 고려해도 한국중부발전의 이번 발행금리는 동일 크레디트물 대비 다소 높았다는 평가다. 한국중부발전 북빌딩 당시 유사한 만기의 AA급 한국물 유통금리는 50~70bp대 수준이었다. 이번 조달에 일정 수준의 반환경 비용이 더해졌던 셈이다.
문제는 반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해외 석탄 발전소에 대한 자금 조달 중단을 약속하기도 했다.
각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 요구 등도 거센 실정이다. 국제 사회에서는 G20의 발표 이후 투자 중단이 해외 석탄발전소에 국한된 점, 탄소 저감 기술이 적용된 곳의 경우 제한이 이뤄지지 않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 제한이 나날이 강화되는 가운데 외화채 발행이 꾸준한 국내 발전자회사의 조달난은 점차 심화할 전망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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