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카오스, 생보사 위험하다-③] 역마진의 굴레…치솟는 금리 민감도
  • 일시 : 2022-04-26 08:00:33
  • [금리 카오스, 생보사 위험하다-③] 역마진의 굴레…치솟는 금리 민감도



    <<※편집자 주 = 금리는 생명보험사의 지속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그런 생명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커졌습니다. 치솟는 금리가 호재가 되리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RBC비율은 떨어지고 선제로 확충한 자본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국이 됐습니다. 안정성을 위해 운용자산 대다수가 채권에 묶였지만, 수익성은 금융권 내 최하위입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1천조 원에 달하는 생보업계 자산운용 현실과 필요한 제언을 6꼭지로 담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정원 기자 = 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온 생명보험사에 역마진은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한 과제였다. 장기·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변액보험과 같은 상품 비중이 높은 대형 생보사는 장기금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

    이에 최근 들어 생보사들은 과거의 안정성 위주 자산운용에서 탈피해 수익성 위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며 보장성 중심의 영업을 강화한 데 이어 자산과 부채의 만기별 매칭을 손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보험사들과 비교하면 현실적으로 금리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장성보험, 독일까 약일까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LAT 순 잉여액은 18조7천5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생명은 7조8천32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1조452억 원으로 나타났다.

    LAT는 보험사에 대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를 일컫는다.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금리확정형 유·무배당, 금리 연동형 유·무배당, 변액 등 5개로 구분해 현재 시점의 금리와 손해율, 유지율 등을 바탕으로 반기마다 이를 시가 평가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IFRS17과 K-ICS의 프리뷰 성격으로, 금융당국은 LAT에서 순 결손이 발생할 때 결손액을 자본계정 내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삼성생명이 보여주듯 LAT 순 잉여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삼성생명의 LAT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반년 만에 20% 가까이 줄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LAT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데다, 보험사들도 자체적으로 손해율과 유지율 기준을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유사한 수준으로 기준을 강화하다 보니 금리상승에도 LAT 잉여액이 줄었을 것"이라며 "향후 보장성 보험 중심의 영업 강화는 이익계약 비중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LAT 잉여금액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판매 경쟁력이 떨어지는 생보사들은 보장성 보험을 마냥 늘리기도 어려운 구조다.

    생보업계에선 지난 2018년 무렵 메리츠화재 발(發) 출혈 경쟁을 이야기한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생보사가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사업비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 통상 일시적인 사업비 출혈은 자산매각으로 충당하는 게 관례였지만, IFRS17 체제에서는 자산 매각을 실현하기가 녹록지 않다.

    결국 생보사의 보장성 상품 판매가 상대적으로 줄고 저축성 보험 비중이 는다면 LAT 기준으로는 잉여금액의 금리 민감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에 생보업계에선 울며 겨자먹기식의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올해의 이익보단 IFRS17 도입 이후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하에서는 보장성보험 출혈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며 "금리 민감도를 낮추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결국은 장기금리…높은 금리확정형 비중에 우는 생보사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단기간 내 늘리기 어려운 현실은 결국 금리 민감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최근 장기 금리 상승과 증시 부진은 이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는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물론 장기금리 상승은 LAT 잉여금액 증가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통화정책을 선행하는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추가로 상승할 수 있지만, 장기금리는 반대다. 경기를 쫓는 까닭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이 강해지면 오히려 하락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장기금리 상승 추세와 맞물려 한화생명이 저축성 보험 판매를 확대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만약 장기금리 상승 국면이 주춤해진다면, 저축성 보험은 생보사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계에선 근원적인 역마진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생보사마다 차이는 크지만, 보험료적립금 중 '장기 고금리확정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리 역마진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보험료적립금에서 금리확정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추세다. 삼성생명 역시 40%를 소폭 하회한다. 농협생명이 20%, 흥국생명이 10% 안팎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고려하면 대형 생보사들의 부담은 확실히 크다.

    사실 지난해 생보업계의 보험부채 평균 적립이율은 4% 수준에 머물렀다.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 초반임을 고려하면 금리리스크 관리에 있어선 줄곧 마이너스 금리차를 유지하며 '역마진' 구조가 이어진 셈이다.

    한 생보사 재무 담당 임원은 "적립이율 4.5% 이상이면서 잔존만기 10년 이상인 장기 고금리확정형 보험부채의 부담 수준에 따라 금리 리스크 관리 여력을 평가한다면 확실히 대형사의 부담이 더 큰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금리차가 보여주는 현실에서 역마진은 업계 모두의 과제다. 규제 변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자본 변동성 축소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jsjeong@yna.co.kr

    jw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