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발행 연기 속출, 출렁이는 조달 시장
  • 일시 : 2022-04-28 09:27:26
  • 한국물 발행 연기 속출, 출렁이는 조달 시장

    연준 빅스텝 행보에 투심 출렁…A급 이하 직격탄, 'AA' 동서발전도 예의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자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주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을 연기한 데 이어 이주 KB국민카드와 부산은행 등도 쉽사리 조달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 변동성에 비교적 민감한 A급 이하 크레디트물이 발행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28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AA급 한국동서발전조차도 시장을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동서발전은 전일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s) 등을 진행하며 북빌딩(수요예측)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순탄했던 한국물 시장, 빅스텝 직격탄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속에서도 조달을 이어갔던 한국물 시장이 움직임을 멈췄다. 지난주 달러채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미래에셋증권이 조달을 철회한 데 이어 이주 기획재정부로부터 윈도우(window)를 받아둔 KB국민카드와 부산은행 등이 속속 연기로 가닥을 잡으면서다.

    한국물의 경우 발행 연기 시 윈도우 재설정을 위한 당국과의 논의 절차 등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조달을 미루는 일이 흔치 않다. 기업들이 속속 발행 일정을 조정한다는 건 그만큼 최근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국물 발행시장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호조를 이어왔다. 아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AA급 국가 신용등급과 지속적인 발행으로 쌓아온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무난히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매크로 리스크 부상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이 출렁이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물은 발행을 이어갔다. 기업들은 꾸준히 쌓아온 조달 노하우 등을 활용해 발행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과 각종 악재가 겹치자 한국물 시장까지도 투자 심리 위축 여파에서 비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올리는 빅스텝은 물론,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 나오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 우위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특히 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A급 이하 발행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발행을 연기한 미래에셋증권(Baa2)과 KB국민카드(A2), 부산은행(A2) 모두 A급 이하 채권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변덕스럽게 움직이고 있어 기관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다 운용 손실과 자금 회수 등으로 투자 자금이 부족한 기관들도 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코로나19 봉쇄 등 시장에 노이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AA급 동서발전도 주춤…FOMC 주시, 시장 눈높이 반영 조언도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AA급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주 투자자 모집을 계획했던 한국동서발전 역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북빌딩 돌입 여부 등을 고심하고 있다. 전일까지 인베스터 콜을 진행하는 등 완주 의지를 보이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살피며 조달을 미루는 방안 또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동서발전의 경우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크레디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발행사 대비 비교적 조달이 용이하다. AA급의 경우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우량 기관들의 수요가 상당해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기 때문이다. AA급 한국동서발전조차도 쉽사리 조달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녹록지 않은 조달 시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은 다음 주 열리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연준 인사들의 공격적인 발언을 경계하며 내주 FOMC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OMC에서 방향성이 드러나면 이후 일부 회복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다.

    한국물 발행사들이 시장 눈높이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 저금리 기조에 힘입은 조달 호황기가 막을 내린 만큼 투자자들의 수익률 요구를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발행이 아예 안 되는 시장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들은 유통금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달을 마치고 싶어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일정 수준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받으려다 보니 조달을 미루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발행 시기가 미뤄질수록 조달 비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스프레드를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빨리 발행하는 게 적합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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