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내부통제 도마에…금감원도 '난감'
  • 일시 : 2022-04-29 09:34:30
  • 우리은행 내부통제 도마에…금감원도 '난감'

    오르던 주가 상승폭 반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예원 기자 = 600억원대 규모의 은행직원 횡령 사태로 우리은행에 내부통제 부실 우려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특히 우리은행뿐 아니라 횡령 사고 직전에 대대적인 종합검사를 진행한 금융감독원도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는 모양새다.

    ◇ 주가 한때 6.21% 하락…내부통제 부실에 무게 실리나

    우리은행은 29일 약 614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있었다고 공시했다.

    횡령은 지난 2012년과 2015년, 2018년 등 총 세 차례 거쳐 일어났으며, 우리은행은 예치금을 반환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태를 인지했다. 횡령금의 대부분은 지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57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해당 직원을 즉각 고발 조치했고, 해당 직원은 전일 긴급 체포됐다.

    이러한 악재에 최근 상승 가도를 달렸던 우리금융 주가도 고꾸라졌다.

    오전 9시 4분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전장 대비 1.96% 하락한 1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당장 3일 전 1만6천350원으로 연중·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것에 비해 약 8%가량 하락한 수치다. 전일에는 장중에 전장 대비 6.21% 하락한 1만4천35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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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인포맥스 일별 전 투자자 매매동향(화면번호 3332)에 따르면 전일 투자자별로는 기관계가 약 121억원 규모의 우리금융 주식을 매도했고, 보험과 투신이 각각 약 20억원, 32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 사태가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은 그간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며 제기됐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 개인이 600억원 대의 횡령을 6년에 걸쳐 한 사례는 이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통상 은행에서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금융사기나 사고 가능성이 있을 시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이런 게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개인의 법망을 피해 일으킨 일탈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세부적인 것은 금감원 검사 결과 등을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것으로 보면 개인의 이체가 아니라 본점 차원에서의 자금관리"라면서 "특수한 자금 집행이기 때문에 개인 이체 시 적용되는 일반 시스템 등을 이 경우에도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단 현행법상 현재까지 드러난 횡령 정황이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법 제34조3항에 따르면 은행은 금융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해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시행령을 통해 금융사고 하위 카테고리에 '횡령'이 적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의 현장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규모와 경위 등이 파악된 다음에야 해당 사건을 어떻게 볼지 알 수 있다"며 "일단은 검사가 마무리되고 결과가 나오면 살펴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 사전 예방적 검사 강화한다더니…금감원 '난감'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금융당국도 10년 동안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종합검사를 진행하면서도 횡령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해 감독 부실 책임론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우리은행으로부터 횡령사실을 보고받기 전까지 횡령과 관련해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은 전일 우리은행 수시검사에 돌입했다.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불과 3개월 전 우리은행 종합검사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사고가 터지자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했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3년 만의 첫 종합검사이자 정은보 원장의 감독체계 개편 이전 사실상 마지막 종합검사였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우리은행 사업 전반을 들여다봤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건 당시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라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올 초 금융회사 검사 체계를 정기·수시검사로 개편했다.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 감독 기능을 보강하는 게 핵심이었다. 상시 감시를 강화하고 리스크 중심의 검사를 펼쳐 사전에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고도 강조해 왔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감사를 벌이고 이를 금감원에 보고하는 자체감사 요구제도도 도입했다. 일종의 자율감독을 도입하겠다는 취지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종합검사에서 모든 거래를 다 들여다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10년간 문서를 위조해 수백억원을 횡령한 낌새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친시장적 사전 감독 강화가 얼마나 이상적인 정책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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