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270원 넘어서도 직진할까…혼재 요인도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파죽지세로 1,270원대까지 내달렸지만, 일방통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국내외 증시의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된 데다, 배당금 지급 시즌이 종료되는 점 등은 달러-원 매수 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지속하는 가운데 구두개입 빈도가 잦아지는 점도 주의를 필요로 하는 점이다.
다만 거침없은 달러 강세 흐름이 진정되지 않는 이상 달러-원의 상승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진단은 여전하다.
◇폭주한 달러-원…방어막이 없었다
2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일 1,274.70원까지 치솟으며 2020년 코로나19 위기 초기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달러-원은 이번 주 들어서만 35원가량 급등했다. 이번 주만 놓고 보면 원화의 달러 대비 절하 속도는 엔화보다도 빠르며 유로화와 유사해 주요 통화 중 최고 수준이다.
달러인덱스가 약 20년 만에 최고치인 104선 가까이 급등하는 등 초강세 행진을 이어간 탓이다.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의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도 집중됐다.
여기에 중국 경기 우려에 따른 국내외 증시의 불안과 꾸준한 자금의 유출도 가파른 환율의 절하를 부추겼다.
외환 당국에서 나온 엇갈린 신호도 달러-원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의 절하 폭이 다른 통화 대비 크지 않다고 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꾸준히 나서면서도 종가 무렵 주요 레벨을 내어주는 움직임을 반복했던 점도 롱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숨고르기 가능할까…반대 요인도 고개
달러-원 상승 재료와 심리가 여전히 팽배하지만, 상승 흐름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요인들도 차츰 부상하고 있다.
우선 배당금 시즌의 종료와 국내외 증시의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된 점 등이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사들의 연말 배당금 지급은 이날 대부분 종료된다. 상장사들은 올해 약 10조 원가량의 연말 배당금을 외국인 투자자에 지급했고, 이는 4월 달러-원 상승의 한 축을 담당했다. 잔여 역송금 수요가 일부 나올 수 있겠지만, 주요한 달러 매수 요인 하나는 줄어드는 셈이다.
국내외 증시의 불안도 다소 진정됐다. 코스피는 전일 1% 반등했고, 오전 중에도 상승세다. 간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큰 폭 올랐다. 외국인 투자들도 전일에는 코스피에서 300억 원가량 순매도에 그쳤고, 이날은 장 초반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구두개입의 빈도가 부쩍 잦아진 외환당국의 행보도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당국은 주초 구두개입을 내놓은 이후 전일 홍남기 부총리, 이날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잇따라 외환시장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당국의 움직임을 두고는 달러-원의 주요 레벨을 굳이 틀어막을 의도는 없는 것 같다는 평가와, 의지는 있지만 외환보유액을 대규모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혼재됐다.
하지만 경고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놓는 중에도 달러-원이 상승 일변도 흐름을 이어간다면 당국의 긴장감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역내 수급이 매수 우위인 가운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대응도 중요한 시점이다. 역외는 꾸준히 달러 매수로 대응해 왔지만, 1,270원 위에서는 차익실현 성으로 매도에 나서는 주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 만큼 달러-원도 이날 장 초반 1,270원을 밑도는 등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달러 강세 추세가 꺾이기 전에 달러-원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이르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상승장 속에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본다"면서 "FOMC가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며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것인지,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나오며 강세 정도가 더할 것인지에 따라 달러-원이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수준에서는 달러-원 상단의 특정 레벨 자체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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