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기, 국민연금 '환오픈' 유지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빈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이 기존의 '환오픈' 정책을 유지할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환오픈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대해진 자산규모만큼 환 헤지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또 지금도 '전술적' 외환 익스포저를 통해 어느 정도 환 헤지가 가능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8년 말부터 주식·대체·채권 등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전략적 환 헤지 비율을 0%로 설정한 바 있다. 2007년까지는 해외채권 100%, 해외주식 50%에 대해 전략적 환 헤지를 허용했지만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한 것이다.
이는 해외자산들을 환율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하는 '환오픈' 정책이다. 선물환거래 등 비용이 드는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이례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 기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270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취재 결과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환오픈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 위원회인 기금운용위에서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국민연금 자산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은 주식·채권만 300조 원이 넘었다.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일이 환 헤지하기에는 그 비용이 너무 크다. 환 헤지는 선물환거래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 일종의 보험을 드는 일인 만큼 비용이 지불된다.
환 헤지 거래 상대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선물환 계약을 맺어 줄 상대(카운터파티)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 300조 원이 넘는 외환자산을 맡아줄 금융사는 많지 않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에 뛰어들면 선물환 시장이 미어터지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외환자산은 4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라며 "헤지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환 헤지 할 때의 데미지가 훨씬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헤지를 하려면 헤지 카운터파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만한 헤지를 받아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며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를 하므로, 단기적으로 변동하는 환을 헤지하는 데 굳이 비용을 쓰지 않는 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국민연금이 실질적으로는 지금도 환 헤지를 일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 헤지 비율은 0%로 설정했지만 '전술적' 환 헤지 비율은 ±5%로 남겨놓고 있다. 즉 목표치를 0%로 잡았지만 5% 정도의 허용범위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환 헤지 방법에는 전략적, 전술적 두 방법이 있다"며 "전략적 헤지 비율은 0%지만, 전술적 외환 익스포저를 통한다면 환율이 높을 때 숏을 치는 방식으로 헤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b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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