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도이치방크 "美 경기 침체 확실" vs. JP모건·UBS "기초체력 튼튼"
美 경제 침체 여부에 글로벌 IB들 전망 분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가 침체할지 여부를 두고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계속되며 경기 침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한쪽에서 나오지만, 가계지출과 기업투자 등 경제 기초가 여전히 튼튼해 경기 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대쪽의 관측도 만만찮다.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1.4%를 기록하며 2년 만에 후퇴한 상황이다. 통상 경기 침체는 2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둔화했을 때를 말한다.
8일(현지시간) 미 투자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치방크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을 확신한 반면 JP모건과 UBS는 물가 압력 속에서도 미 경제가 완전한 침체는 맞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기관별로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미 대표 IB 중 한곳인 BoA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주식 시장의 약세뿐 아니라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BoA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내놓은 노트에서 "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를 유발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통제 밖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2008년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경기 침체 이전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시나리오에서 하락할 수 있는 마지막 도미노 패는 채권 금리와 달러화뿐"이라며 "한 통화의 가치가 다른 통화와 비교해 단기간에 치솟을 때 인플레이션 충격 뒤에 금리 충격이 뒤따를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주식 시장도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BoA는 올해 말까지 S&P500 지수가 주요 지지선인 4,0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독일계 은행인 도이치방크도 BoA와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의 강도는 BoA보다도 더욱 매서웠다.
도이치방크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높이면서 내년에 심각한 경기 침체가 닥칠 것으로 경고했다. 미국의 뜨거운 노동 시장과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세를 지속할 것이며 이에 따라 연준은 1980년대 이후 가장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방크 이코노미스트팀은 최근 노트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많은 분석가가 관측하는 3%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대규모 경기 침체가 따라오겠지만, 연준이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수록 경제에 미칠 장기적인 피해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썼다.
이어 "보수적으로 산정해서 5~6%의 기준금리 정도면 이 일을 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2024년 중반까지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BoA와 도이치방크가 암울한 경기 전망을 내놓은 반면, UBS와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래도 미 경제가 경기 침체로는 가지 않을 것이란 시나리오에 베팅했다. UBS와 JP모건은 미 경제의 강세 요인에 초점을 뒀다.
UBS의 매튜 미쉬 분석가는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축적해온 막대한 규모의 저축액은 인플레이션이 가계 재정을 압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한 가지 이유"라며 "이외에 서비스 부문 근로자들의 협상력 향상과 일시적인 부채 증가도 안심할 수 있는 다른 이유"라고 언급했다.
UBS 이코노미스트팀은 "우리의 기본적 관점은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는 높게 유지되겠지만, 현재 수준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올해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1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연율 -1.4%로 위축됐지만, 미국의 수익은 여전히 견고한 수준이라면서 경기 침체를 보지 않을 것으로 꽤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국계 최대 IB JP모건은 올해 들어 소비자 상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JP모건의 제이콥 마누키안 투자전략 헤드는 최근 노트에서 "소비자 상품 가격의 하락세는 인플레이션이 곧 훨씬 더 견딜 만한 수준으로 내려갈 것임을 의미한다"며 "연준은 올해에도 내년에도 인플레이션과 싸울 가능성이 크지만, 사실 금리가 어떻게 되든 그 밖에도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릴 방법은 많다"고 전했다.
최근 시장 일각에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에 정점을 찍었으며, 물가 상승세가 차츰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중고차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했고 공급망 혼란도 다소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JP모건은 UBS와 같이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역사적으로 건강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비자 부채 규모가 524억 달러 증가한 가운데, 이같은 빚 증가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딘 베이커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설립자는 "JP모건의 자료는 평균적으로 하위 5분위의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은행 계좌에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임금 상승세는 저임금 일자리에서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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