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300원 목전…딜러들 "당국, 명확한 신호 보낼 때"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이규선 기자 =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 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외환당국이 시장의 롱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신호를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달러-원의 상승 추세 자체를 뒤바꾸지 못하더라도, 당국의 존재감을 각인해 속도는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당국도 전일 외환시장 선도은행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삐 풀린 달러-원…"당국 대응 필요 시점"
달러-원은 이날 오전 1,289.7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정점을 지났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시장의 예상보다 높았던 탓에 전일대비 14원 이상 급등세다.
특히 이날은 다른 통화와 비교해도 서울환시의 불안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달러인덱스는 104선을 넘나들고는 있지만, 전장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는 않다. 달러-엔은 130엔선 아래로 내렸다.
다만 달러-위안(CNH)이 6.79위안 부근까지 고점을 높이는 등 위안화 약세가 심화하는 점이 달러-원에 대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중이다.
미국 물가 지표 이후 달러-원 반락을 기대했던 숏포지션의 청산 움직임도 달러-원의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원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덩달아 최근 달러-원 상승 국면에서 당국의 대응에 대한 아쉬움도 표출된다.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는 달러-원이 1,230원가량일 때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정부도 정말 환율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 수장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례적으로 환율 레벨을 문제 삼았지만, 이후 당국은 별다른 저항 없이 해당 레벨을 내줬다.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 발언 이후 네고 물량이 몰렸던 점이 최근 기업들의 네고 강도를 약화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직후 달러-원이 1,250원을 넘보는 시점에 원화의 절하 폭이 다른 통화 대비 크지 않으며, 더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혼선을 사기도 했다.
당국은 이후에도 달러-원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꾸준한 매도개입을 통해 속도를 제어하기는 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긴장감을 가질 만한 적극적인 개입은 나오지 않았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매수세가 약한 틈에 당국이 달러-원을 더 밀어 내리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이런 패턴이 경각심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라기보다 명확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화가 약세로 가는 대내외 여건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당국 개입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시장의 안정적 관리에 대한 의지는 각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딜러는 "단기스와프의 안정 등으로 외환시장이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도 있지만, 달러-원이 계속해서 오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져 나올 수도 있다"면서 "세밀한 시장의 관리가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도 당국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부 부장은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고, 그나마도 중소기업은 전문가들이 없다"며 "환율 조사를 하다 보면 안정적으로 환율이 운용될 수 있게 정부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기업 의견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당국 대응 나서나…선도은행 회의 소집 등 분주
당국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부 감지된다.
당국은 전일 외환시장 선도은행을 긴급 소집해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외환시장 선도은행 제도는 올해부터 도입된 것으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참여한다.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시장과 당국의 소통 강화도 주요 도입 목적의 하나인 만큼 회의 소집은 당국이 시장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일 수도 있다.
당국은 또 일선 기업들과도 꾸준하게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달러-원이 지속해서 오르는 데 대한 걱정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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