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글로벌 조달 위기 속 한국물 흥행…결단력 빛났다
5억 달러 발행, 주문 29억 몰려…CPI 경계 속 타이밍 포착, 투자자 화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북빌딩(수요예측) 전후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지만, 조달 타이밍을 포착해 발행을 마쳤다.
1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의 경우 출렁이는 시장 환경 탓에 조달을 미룬 글로벌 발행사도 다수였다는 후문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날카로운 시장 관찰력을 바탕으로 과감히 조달에 나섰다. 한국도로공사의 도전에 투자자들은 북빌딩 초반부터 거세게 주문을 넣어 흥행을 뒷받침했다.
◇얼어붙은 조달 시장, 과감한 도전 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8일(납입일 기준)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11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을 통해 29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이번 조달은 한국도로공사의 관찰력과 결단력이 만든 결과였다. 이번 주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외환, 원유 등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급변해 불안감이 상당했다. S&P500 지수가 1년 만에 4,000 아래로 떨어진 데다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2018년 이후 최고치인 3.2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주 6일부터 비대면 로드쇼를 통해 투자자와의 소통에 나섰던 한국도로공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비대면 로드쇼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지만, 시장 전반이 출렁이자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시장 전반이 출렁이자 달러채 조달을 준비했던 각국 발행사들은 연기를 택하던 상황이었다. 이달 10~12일로 윈도우(window)를 받아뒀던 한국도로공사는 시장을 주시하며 조달 가능성을 가늠했다.
달라진 기류가 포착된 건 11일 새벽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열 곳 이상의 발행사가 투자자 모집에 성공해 달러채 발행을 마쳤다. 투자 수요 회복을 확인하자 한국도로공사는 이튿날 오전 곧바로 북빌딩에 돌입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결단에 투자자들은 화답했다. 북빌딩 초반부터 거세게 주문이 들어왔다. AA급 우량 크레디트에 힘입은 안전자산 입지가 부각된 데다 고속도로 통행료 등으로 꾸준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호응이 상당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결단력은 CPI 발표 직후 더욱 돋보였다.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 모집을 마친 후 미국 4월 CPI가 발표되자 이후 조달 시장은 더욱 안갯속에 빠졌다. 한국도로공사의 투자자 모집이 한창이었던 것과 달리, 당일 미국 시장에서는 단 한 곳의 발행사도 조달에 나서지 못했다.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3% 올라 월가 예상치(8.1%)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국채수익률이 치솟는 등 다시 변동성이 커졌다. 사실상 11일 북빌딩에 나서지 않았다면 이번 조달이 불가능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3년물 낙점, 시장 선호도 반영…투자 절벽 속 자금 확보
시장 선호도를 반영해 3년물로 트렌치를 낙점한 점 역시 투자자들의 호응을 높였다. 당초 한국도로공사는 3년물 혹은 5년물 조달을 준비했으나 비대면 로드쇼 등에서 투자자들의 단기물 선호 현상을 확인한 후 3년물을 택했다.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장기물보단 단기물로 투자 심리가 쏠리고 있다.
풍부한 주문량에 힘입어 한국도로공사는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미국 3년 국채금리에 85bp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35bp 절감한 수치다. 이에 따른 쿠폰과 수익률(yield)은 각각 3.625%, 3.744%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채권 대비 3년간 약 51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리인상기 진입으로 발행 시기가 늦을수록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각국 발행사조차 조달을 미루는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과감한 도전으로 더 금리가 오르기 전 발행을 마친 셈이다. 녹록지 않은 발행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의 조달 역량이 한껏 빛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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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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