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돌릴 틈 없는 상승세에 지쳐가는 서울환시…1,300원 시대 열리나
역외보다 역내 수급이 환율 상승 주도
개입 언제까지, 얼마나 해야하나…고민 깊어지는 당국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1,300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300원대까지 불과 10원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재료는 여전히 환율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1,300원대 진입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0원 급등한 1,28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7월 14일 1,293.00원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다.
전일 급등세를 이끌었던 것은 단연 미국 물가 지표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를 키우며 환율 반락을 기대했던 만큼 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증시와 환시 등 금융시장 전반에서 불안심리가 커진 영향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재개하고 장중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급등세를 나타내며 심리나 수급상으로도 전방위 상승 압력이 우세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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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의 환율 상승세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보다 역내 시장에서 상승폭이 더 큰 모습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이는 장중 수급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주요 재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네고가 별로 없는 가운데 결제물량이나, 연기금, 커스터디 매수가 수급상 훨씬 더 우위를 보인다"며 "상황이 바뀌지 않은 만큼 상단을 확인하기 전까지 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고는 상당히 여유가 생겼지만, 결제는 다급해졌고, 주식도 하락하고 외국인도 팔면서 환율을 돌려세울 재료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환시 주체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증거금 이슈로 인한 증권사의 달러 매수 물량도 늘어난 모습이다.
B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레벨이 오를수록 과격해지는 모습"이라며 "당국이 나오더라도 끝도 없이 물량을 낼 수 없고 딱히 내릴 재료도 없어 어쩔 수 없이 1,300원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증권사들은 해외투자 자금과 마진콜 등으로 달러를 계속 매수하는 모습인데 그보다는 수급이 주요 요소"라며 "지난 팬데믹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주식이 계속 조정을 받고 있어 마진콜이 들어오는데 과거보다 대비가 많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고공행진에 환시 참가자들의 피로도가 커진 만큼 당국의 개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수급과 심리 모두 환율 상승에 쏠린 상황에서 당국만이 유일하게 물량을 받아 줄 수 있는 주체인 만큼 시장은 당국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만큼 환율에 대한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환율이 떨어질 요인이 별로 없는데 미국 주식시장과 당국 의지에 환율 변동성이 달려있다"며 "안전 선호에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엔화도 반등하는 모습인데 신흥국 통화는 이럴 때 더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주가 하락이 끝나고 물가가 정점을 찍어야 하는데, 전쟁은 안 끝나고 공급망도 막혀있어 단기적으로는 더 오른다고 본다"며 "1,290원을 봤으니 1,300원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 등 주요 통화 수준이나 언제까지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지 등을 고려할 때 원화에 대한 강력한 개입의 필요성과 그 효과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더라도 글로벌 상황 자체를 바꿀 수 없는 만큼 효과는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C 딜러는 "결국 글로벌 시장이 돌아서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없고 위험통화가 전반적으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만 강력하게 막을 필요도 없다"며 "엔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와 공조 개입이 아닌 이상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A 딜러는 "1,300원을 앞두고 당국이 얼마나 강하게 레벨을 막을지 관건인데, 사실 달러-엔이나 달러 인덱스도 이미 팬데믹 당시의 레벨을 넘어선 만큼 굳이 1,300원을 막아야 할 이유는 없다"며 "당국이 막더라도 언제까지, 얼마나 막아야 상승세가 끝날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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