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 직면…새정부, 물가·금리 딜레마
  • 일시 : 2022-05-17 09:59:31
  • 금융시장 변동성 직면…새정부, 물가·금리 딜레마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5.13 see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초기부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거시경제, 금융시장 관리 의지를 보였지만 물가와 시장 안정 등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속도가 빨라져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참모들에게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거시금융 회의에서도 경제 여건을 둘러싼 우려를 드러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정부관계자 및 민간 전문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가 상승과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무역수지 적자 전환과 실물경제의 둔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전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추세를 둘러싼 불안감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계속해서 8%를 웃도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빅스텝, 즉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이상 올리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8% 치솟으며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5%에 가까워지자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내 물가도 불확실해 빅스텝을 배제할 단계는 아니라면서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여지를 열어뒀다.

    거시경제 여건의 급변 속에 달러-원 환율은 1,300원 선에 다가섰고,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15% 밀리는 등 국내 증시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연초 연 1.8% 수준이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고,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는 연 2.2%대에서 3.2% 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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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달러-원, 국채 3년·10년물, 코스피 추이>

    윤 대통령은 높은 물가와 금리가 취약계층에 보다 큰 고통을 준다고 지적했지만 저금리 환경을 유지하면서 물가도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책 특성상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것은 없다. 하나를 위해서는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자상승 부담을 줄이려면 저금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 경우 물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반면 물가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주체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리 인상 속도인데 고물가 여건에 60조원에 가까운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편성한 까닭에 점진적인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경집행으로 시중에 풀릴 25조원 규모의 현금은 물가에 상승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결국은 적정 속도로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이려면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가 절실하다. 추경호 부총리와 이창용 총재가 거시금융 회의에 이어 전날 조찬 회동을 통해 만남을 가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 부총리는 "현재 경제 상황이 엄중하고 정책 수단은 상당히 제약돼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도 중앙은행과 정부가 경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인식을 공유하고, 정말 좋은 정책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5~6월 소비자물가에 대한 시장 우려는 여전할 것"이라며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5월에 이어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50bp 인상 가능성도 제기될 것이다. 올해 추석이 빠른 점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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