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자본확충 나섰는데도 RBC는 '뚝'…당국 나서야 "한 목소리"
  • 일시 : 2022-05-18 10:26:04
  • '영끌' 자본확충 나섰는데도 RBC는 '뚝'…당국 나서야 "한 목소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금리급등발(發) 건전성 충격 여파가 보험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전까지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이 절실하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도는 것은 물론, 보험업법 하한선(100%) 미만으로 떨어진 업체까지 나오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보험사들 또한 유상증자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등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며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섰지만, 이미 연간 5%대를 훌쩍 넘긴 이자비용이 자칫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 RBC 150% 미만 속출…DGB생명은 100%도 깨졌다

    최근 보험사들이 일제히 분기 보고서를 공개하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올해 들어 채권금리 오름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던 탓에 RBC비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50%를 유지하지 못한 보험사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RBC비율이 150%를 하회한 곳은 한화손해보험(122.8%)과 NH농협생명(131.5%), 흥국화재(146.7%), DB생명(139.1%) 등이었다.

    특히, DGB생명의 경우 84.5%를 기록하며 MG손해보험에 이어 보험업법 기준인 100%를 하회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DGB생명의 경우 2분기 중 추가 증자에 나서 가까스로 108.5%까지 끌어올렸지만, 추가로 금리가 오른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이 비율은 100%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흥국생명(157.6%)과 KDB생명(158.8%), 한화생명(161.0%), KB손해보험(162.3%) 등이 가까스로 권고치를 넘겼지만, 2분기 중 추가로 오름 채권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150%를 하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금리 이슈로 촉발된 문제…수익성엔 문제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 또한 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앞서 채권금리 변동성이 커진 점이 보험사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평가는 많았지만, 이러한 우려가 직접적으로 표출된 계기는 지난 3월 말 진행된 '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였다.

    당시 주요 보험사들의 CEO들은 "최근에는 RBC비율 관리가 보험사들의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의 금리 여건에선 수익성 개선만으로는 건전성 문제를 풀어내기가 불가능한데, 자금조달까지 급증하면서 무분별한 자본확충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는 게 당시 CEO들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정은보 금감원장 또한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EO들의 이러한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올해가 과도기적인 상황인 만큼 금감원의 탄력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금감원은 "건전성 문제는 자본확충으로 푸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규제 방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고 있다.

    K-ICS의 조기 도입과 계정재분류 허용,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의 적극적인 활용 등 업계 차원의 다양한 건의가 있었지만, 제도 변경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제는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1분기 말 기준 금리로도 건전성에 '직격탄'을 맞았던 보험업계는 2분기 들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0bp가량 더 오르자 이제는 감당이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대표는 "이미 기존 자본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의 자본확충에 나섰는데도 채권금리 여건 탓에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자체가 훼손된 것이 아닌데 건전성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등의 지표를 참고하면 건전성 문제의 핵심인 소비자 보호 등의 문제도 크지 않다는 점이 충분히 드러난다"며 "내년이면 바뀔 기존 제도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경우 버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자금조달 비용 급증세…"추가 자본확충도 쉽지 않아"

    NH농협생명의 경우 올해만 1조4천300억원의 자본확충에 나선 데 더해 2분기에 더 오른 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리츠화재 또한 2분기들어서만 3천7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건전성 위기를 겪고 있는 DGB생명 또한 지난해부터 증자와 후순위채, 영구채를 합쳐 총 2천85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위기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전체적으로 지난해 4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섰던 보험사들은 올해는 발행예정액까지 포함해 이미 지난해 수준을 상회하는 자본확충에 나섰다.

    문제는 당장의 건전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 무리하게 자본성증권을 늘리는 조치가 향후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한 보험사의 자산운용 당당 고위 임원은 "메리츠와 NH농협생명 등이 5%대에 채권을 찍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금조달 여건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문제는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자산운용 쪽에서 수익률을 높일 것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전히 3% 수준에 머무는 운용이익률을 단기간에 개선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의 대표는 "당국 또한 현재의 문제가 보험사들 자체의 펀더멘탈 약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서 K-ICS의 도입 또한 실질적인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겠다는 취지였다는 점을 고려해 대승적인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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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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