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사상 최대 조달 연거푸 경신…유럽 채권시장 잡았다
  • 일시 : 2022-05-19 09:25:56
  • 수출입은행, 사상 최대 조달 연거푸 경신…유럽 채권시장 잡았다

    15억 유로 글로벌본드 발행, 2년 FRN 도전…AA급 국책은행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15억 유로(약 2조 38억 원)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으로 역대 최대 조달 기록을 다시 썼다. 올 초 30억 달러어치 채권을 찍어 사상 최대 조달에 성공한 데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압도적 물량을 소화했다.

    1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유로화 채권의 경우 보수적인 투자 성향 탓에 진입장벽이 상당한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수출입은행은 AA급 우량 크레디트와 국책은행으로서의 입지, 꾸준한 발행을 통해 쌓아온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출렁이는 금융 환경 속에서도 조달세를 이어갔다. 최초로 2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을 찍어 만기와 투자 저변을 넓히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유로화 조달세 속 한국물 입지 증명…양질 투자자 관심

    한국수출입은행은 24일(납입일 기준) 15억 유로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만기는 2년 변동금리부채권과 3.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5억5천만 유로, 9억5천만 유로씩 배정했다.

    17일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20억 유로에 육박하는 수요를 확보한 결과다. 46개 기관으로부터 11억 유로의 주문을 모은 3.5년물이 흥행을 이끌었다. 2년물의 경우 30개 기관이 6억5천500만 유로의 주문을 넣었다.

    북빌딩 당일 유럽 기관의 채권 발행 열기 역시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고조됐으나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틈을 겨냥해 속속 발행에 나선 결과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다수의 역내 발행사 사이에서 이방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압도적 물량을 찍어낸 셈이다.

    AA급 우량 크레디트와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 등이 흥행을 뒷받침했다. 유럽 역내 은행과 비교해도 높은 신용등급 덕에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은 데다 국책은행의 지위 역시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특히 정부·국제기구·기관(SSA) 등 초우량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년물과 3.5년물 모두 절반 이상의 물량을 SSA 등 우량 기관에 배정했다.

    꾸준한 조달로 투자자와의 소통을 이어간 점 역시 한국수출입은행의 몸값을 높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보수적 성향으로 유명한 유로화 채권 시장을 지속해서 찾아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 발행은 지난해 10월 찍은 8억5천만 유로 규모의 채권으로, 당시 달러채와 동시에 발행했다.

    풍부한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금리 절감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2년 FRN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개월 유리보(EURIBOR)에 15bp를 더한 수준이다. 3.5년물은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20bp를 가산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각각 5bp가량 낮은 수치로, 2년 FRN의 경우 첫 쿠폰 기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달성했다. 변동금리부채권이라는 점에서 3개월 유리보 금리 추이에 따라 이후 쿠폰이 달라지겠지만, 현재 마이너스 수준에 해당하는 만큼 첫 쿠폰 지급과 관련해 할증 발행 등의 형태를 취할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달러채 대비 뉴이슈어프리미엄(NIP) 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조달 이점 역시 상당하다. 달러채의 경우 15~20bp가량의 NIP을 감수해야 하는 반면 유로화 채권은 아직 5bp 수준에 불과하다.

    ◇조달 시장 선봉, '역대 최대' 기록 경신…단기물 선호 확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조달로 사상 최대 규모의 유로화 채권을 찍어냈다. 국내 발행사 중 10억 유로를 넘어선 물량을 찍어낸 건 한국수출입은행이 처음이다.

    보수적인 성향으로 널리 알려진 유럽 채권시장에서 역외 발행사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조달 시장이 출렁였다는 점에서 이번 발행은 더욱 의미가 깊다.

    첫 2년 FRN 발행으로 만기 다변화 및 투자 저변 확대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2년 FRN 조달로 기존 투자자군이 아닌 단기금융상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얻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투자자층을 넓혔다. 특히 2년물의 경우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를 택해 사회적책임투자(SRI) 기관을 동시에 겨냥했다.

    7년 FXD 조달을 철회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북빌딩 당시 7년 FXD에 대한 투자자 모집 역시 함께 진행했으나 스프레드 부담 등으로 조달을 철회했다.

    같은 날 북빌딩에 나선 내셔널호주은행(NAB)의 6년물 대비 스프레드가 낮았던 탓에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낮아진 여파다. 한국물의 경우 수년간 이어진 호황기 등으로 스프레드가 낮아진 터라 투자자들의 부담이 상당하다.

    금리 변동성 고조 등으로 단기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2년과 3.5년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쏠린 배경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역대 최대 조달을 연거푸 성사시키는 등 한국물 시장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올 1월에는 30억 달러 글로벌본드 발행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제외한 역대 최대 조달에 성공했었다. 이번 조달로 유럽 시장에서도 한국물로는 역대 최대 물량을 찍어내 조달 시장 선봉에 선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유로화 자금 수요에 대응해 유럽 시장을 찾았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아그리콜, HSBC, JP모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나티시스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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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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