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로자들 '귀하신 몸' 됐다더니…WSJ "경제적 몫은 그대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근로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막상 미 경제에서 근로자들이 챙겨가는 몫은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근로 시장의 구인난과 임금 상승 등으로 근로자가 '귀하신 몸'이 됐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거시경제 지표는 근로자의 총 이득이 이전과 차이가 없음을 시사했다.
2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무부는 올해 1분기(1~3월) 미 근로자의 임금과 복리후생비가 국민 소득의 6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4분기의 62.7%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상반기 경제가 급격히 침체하고 사업 실적이 급여보다 더 빠르게 줄면서 국민 소득 대비 근로자의 임금 및 복리후생비 비중은 증가세를 보인 바 있지만, 이후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WSJ는 "최근 국가 생산량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수준과 대략 같았다"며 "다시 말해 미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경제적 파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두 가지 배경이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임금 상승은 주로 이직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는데, 전체 근로자 중에서 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수에 그친다는 점을 들었다.
미 직장인들의 이직률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역대 최대치로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전체 근로자 대비로는 어디까지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직장을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은 평균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평균 7.2%에 달했지만, 직장을 유지한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5.3%에 그쳤다.
이와 함께, 강력한 소비 수요로 인해 기업들이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잇달아 올리며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뒀다는 점도 주목됐다.
지난 4월 미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분명 근로자의 임금이 오르긴 했지만, 4월 물가상승률인 8.3%에 비해서는 훨씬 못 미쳐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봤다.
기업들이 팬데믹 초기 1조 달러에 달하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혜택을 받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PPP는 연방정부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해 시행했던 부양책으로, 이를 통한 기업의 이득은 임금 상승분을 상쇄하고도 남은 것으로 분석됐다.
좌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조쉬 비븐스 연구실장은 "근로자의 명목임금이 인상되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만큼 빠르게 오르지는 않았다"며 "이는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충분히 요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웬제 자오 글로벌 경제 및 전략 책임은 "강력한 노동 시장과 임금 압박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임금-물가의 소용돌이 혹은 노동으로의 급격한 권력 이동을 우려할 정도의 광범위한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리서치 회사인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로나도 사장은 보고서에서 "이를 노동 시장의 과열로 특징짓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노동계가 제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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