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바이든·파월 회동 여진에 강세…옐런도 인플레 오판 시인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백악관에서 전격 회동한 여진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당국이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고삐를 다잡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9.33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28.730엔보다 0.603엔(0.4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2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352달러보다 0.00102달러(0.1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8.71엔을 기록, 전장 138.18엔보다 0.53엔(0.3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777보다 0.11% 상승한 101.8980을 기록했다.
달러화가 캐리 통화인 엔화 등에 대해 2주만에 최고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3bp 이상 오른 2.884%에 호가됐다. 달러-엔 환율도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에 동조하면서 한때 129.613엔을 기록하는 등 2주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미국채 투자 등을 위한 캐리 수요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전격 회동하면서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됐다.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일 정도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한 것으로 새삼 확인되면서다.
월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급해진 탓에 이번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대로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한층 강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50bp 이상 인상하는 빅스텝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잘못 생각했다고 시인하면서 이런 전망은 한층 강화됐다.
옐런 장관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황이 '작은 위험'(small risk)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발언했던 것에 대해 "나는 그때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잘못 생각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공급 병목 현상을 초래한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이 경제에 가해졌다"면서 "당시에는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옐런 장관과 백악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부작용으로 규정했다.
불과 몇 개월 후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미 행정부는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대표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도 전날 '중립' 수준을 초과하는 기준 금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러 이사는 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질 때까지 50bp 인상 주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경제 지표가 완고하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시사한다면, 나는 더 많은 것을 할 준비가 됐다"며 "연준이 40년 사이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몇 차례 50bp 인상 가능성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기준 금리를 중립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제품과 노동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공급과 일치하도록 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 통화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도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되레 약화됐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에 대한 우려가 워낙 강한 탓이다. ECB도 7월부터는 50bp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유럽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치솟고 있어서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1%(속보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경신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은 7.4%였다. ECB내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독일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석유파동 여파로 물가가 급등했던 1973년 겨울 이후 가장 높아졌다.
밴티지 마켓의 분석가인 제이미 두타는 "지난 30일 벨기에, 스페인, 독일 인플레이션 지표가 (최근 유로화 움직임의) 배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로 달러 환율은 한때 1.08달러 수준에 접근하는 등 저점이었던 1.0348달러에서 반등했다"면서"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본 것은 실질적으로는 기술적인 조정이다"고 덧붙였다.
유니크레디트의 분석가들은 "미국 달러화 최근 들어 덜 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등 시도는 여전히 설득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국채 수익률 차이는 여전히 달러-엔 환율을 125엔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는 잠정적인 시도를 좌절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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