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감원장에 바란다] 보험·카드 홀대론…'선 혁신 후 규제'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보험과 카드 업계에선 규제보단 혁신을 우선시해 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뤄진 역사상 첫 검찰 출신 원장을 향한 우려는 여전했지만, 새 정부 들어 정책적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제2 금융을 향한 따뜻한 관심을 바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험업계 고위 임원은 8일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보험 산업에 대한 관심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건강보험, 연금 시장 전반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보험을 국민의 노후생활을 위한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되고 보험사들은 금융권에서 상대적인 소외감을 크게 느낀 업권으로 손꼽힌다. 민간 영역의 건강 보험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카드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카드사 한 임원은 "매년 여신시장 규모가 늘고 있지만 금융 산업보단 개인의 채무, 빚과 연관돼 업을 읽는 뉘앙스가 강하다"며 "빅데이터 등 환경 변화와 맞물려 여신업권처럼 성장 여력이 충분한 업권도 없다. 새 정부가 이를 고려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새 정부의 금융 정책이 자본시장 활성화와 포스트 코로나 금융지원에 집중된 만큼 보험과 카드 업계가 금융당국에 바라는 건의 사항도 많았다.
특히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은 하루빨리 건전성 규제 유연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금융당국은 예기치 못하게 치솟은 금리 탓에 어려움에 빠진 보험사를 구제할 수 있는 대응 마련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회계제도 IFRS17과 신(新) 지급여력기준(K-ICS·킥스) 감독 체제 아래에선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유연한 규제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과거 반복됐던 자본 확충의 위기를 증자가 아닌 자본증권 발행이나 일회성 이익 반영으로 충당해온 업계의 관행을 고려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재무 건전성을 보강할 수 있는 대안을 준비 중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제2의 MG손보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금감원이 유연하게 규제를 적용해주길 기대한다"며 "현재의 어려움이 구조적인 위기기보단 시장 변동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점에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카드사들 역시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 환경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올해 초부터 2금융에도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부터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리볼빙 서비스 제한 등 삼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매년 반복되는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은 업황의 가장 큰 악재 중 하나다.
최근에는 금감원이 급증한 리볼빙 서비스 잔액에 주목하며 카드사를 소집, 가계 차주의 부실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관리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계부채를 안정화하는 차원에서의 DSR 규제 방향의 취지는 업계도 공감한다"며 "다만 수수료와 같은 가격 변수에 대한 지나친 개입, 무조건적인 리볼빙 서비스 제한은 여신업계의 수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이 가능한 금융회사"라며 "규제가 수반된다면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허들을 낮춰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지나친 검사·제재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검사 출신 첫 금감원장의 탄생을 두고 금융의 논리보다 법의 논리가 우선할 가능성이 커진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요직을 검찰 출신이 독식한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이복현 원장을 일사천리로 임명했다. 정부는 이 원장의 임명 배경으로 사법시험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했으며, 검사 시절 경제 범죄 수사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금융사 임원은 "금융 역시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한 산업이지만 시장의 논리, 금융의 특성이라는 것이 우선할 때가 있다"며 "이 원장이 금융시장 선진화와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한 만큼 그에 걸맞은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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