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펀더멘탈 리스크에도 달러채 흥행…국내외 상반된 투심
  • 일시 : 2022-06-09 08:42:42
  • 한국전력, 펀더멘탈 리스크에도 달러채 흥행…국내외 상반된 투심

    8억 달러 발행 성사, 올해 최대 수요…절묘한 타이밍, 공기업 위상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8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 S) 발행에서 역대급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로는 처음으로 7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확보하면서다.

    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적자 실적과 반환경 우려 등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정부의 높은 지원 가능성을 주목해 채권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는 상당했다.

    ◇한국물 흥행 기록 경신, 초반부터 주문 쇄도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14일(납입일 기준) 8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5억 달러, 3억 달러씩 배정했다. 7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71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글로벌 기관들의 북빌딩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북빌딩 개시 직후 한 시간여 만에 20억 달러의 주문이 쌓인 데 이어 아시아에서만 58억 달러의 수요를 확인했다.

    참여 기관 역시 수백 곳에 달했다. 3년물에 참여한 기관만 240곳이었다. 5년물에도 197개 기관이 30억 달러어치 주문을 넣었다. 이는 올해 한국물 발행사 중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한 딜로, 주문량 역시 압도적이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누적된 적자 실적 등으로 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펀더멘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산하 발전자회사의 반환경 논란 등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발달할 글로벌 시장에서의 조달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관들의 반응은 우려와 달랐다. 대한민국 정부의 높은 지원 가능성을 바탕으로 대거 주문을 넣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요성에 힘입어 적자 실적에도 상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믿음이 드러난 셈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역시 이 같은 신뢰를 뒷받침했다. 지난달 S&P는 한국전력공사의 자체 신용도를 'BBB-'에서 'BB+'로 1노치(notch) 하향 조정했지만 높은 정부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은 전과 동일한 'AA'로 유지했다. 무디스의 경우 한국전력공사에 'Aa2'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찾은 점 역시 흥행을 이끌었다. 최근 며칠간 큰 매크로 이벤트 등이 부각되지 않은 데다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출렁이는 조달 여건을 확인한 각국 발행사는 시기 조정에 나서 공급량이 많지 않았다.

    실제로 7일 글로벌본드 북빌딩에 나선 아시아 발행사는 한국전력공사가 유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매크로 리스크와 변동성 고조 등으로 보수적으로 돌아섰던 아시아 기관들이 다시 매수에 뛰어들자 북빌딩 초반부터 강한 수요를 드러내며 투자 심리를 더 북돋웠다.

    ◇국내 분위기와 정반대, 금리 절감 효과 부각

    한국전력공사 채권이 국내 시장에서는 기관들의 외면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달 조 단위 물량을 찍어내는 탓에 크레디트물 금리를 왜곡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발행금리 상승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자 외면도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쌓아온 위상 등을 바탕으로 신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1990년대 한국물 대표 발행사로 손꼽힐 정도로 과거부터 조달을 이어왔다. 발전자회사 분할과 공기업 부채 감축 계획 등으로 한동안 외화채 조달이 주춤하기도 했으나 2019년 5년 만에 시장에 복귀해 매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압도적인 주문량을 바탕으로 금리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번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80bp, 105bp 더한 수준으로 확정됐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각각 40bp씩 절감한 수치다. 3년물 쿠폰과 수익률(yield)은 각각 3.625%, 3.701%다. 5년물의 경우 쿠폰과 수익률 각각 4.00%, 4.034%다.

    이는 한국전력공사 유통물 금리와 비교해도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다. 최근 한국물 발행사들이 15~20bp 수준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지불하는 것과 달리,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딜에서 NIP을 10bp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해당 채권은 북빌딩 이튿날 오전 유통시장에서 금리를 10bp가량 타이트닝 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글로벌의 경우 원화 채권시장에서만큼 발행 물량 부담이 크지 않았던 데다 국내 대비 투자 기관 및 규모가 압도적이라는 점 등이 이런 결과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저변 확대 및 다양한 조달처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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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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