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한국물 신종자본증권 물꼬…보험사 외화 조달 전망은
  • 일시 : 2022-06-10 09:26:34
  • 교보생명, 한국물 신종자본증권 물꼬…보험사 외화 조달 전망은

    5억 달러 발행 성공, 국내 수요 미달과 대조…우량 크레디트·투심 회복 '청신호'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교보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해 보험사 한국물(Korean Paper)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같은 날 원화 시장에서 후순위채 수요 확보에 실패한 한화생명과 달리, 교보생명은 북빌딩(수요예측)에서 35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해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1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는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과 최근 투자 심리 회복세가 부각된 점 등이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한국물 시장 복귀에 성공했다. 국내 대비 투자 기관 및 수요가 상당하다는 외화채 시장의 이점이 한껏 발휘된 모습이다.

    ◇교보생명, 한국물 시장 풍부한 수요 확인

    교보생명은 15일(납입일 기준)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만기는 30년물로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 조건을 설정했다.

    5년 후 조기 상환하지 않을 경우 미국 5년 국채금리를 바탕으로 금리가 재설정된다. 10년 후부턴 연간 100bp의 스텝 업(Step-up) 금리가 추가된다.

    이번 발행은 북빌딩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보험사 자본성 증권의 경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흔히 발행되는 상품이 아닌 데다 상환 후순위성 등으로 시장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의 인기는 높았다. 8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진행한 북빌딩에는 205개 기관이 참여해 35억 달러의 주문을 넣었다. 올해 매크로 리스크 부각 등으로 한국 및 각국 발행사들이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글로벌 기관의 호응은 비대면 로드쇼 당시부터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상환 후순위성 등으로 선순위채 대비 비교적 높은 금리를 형성한다는 점 등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보험사로는 상당히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기관들의 신뢰를 뒷받침했다.

    교보생명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1',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이보다 2노치(notch) 낮은 'A3', 'A-' 등급을 받고 있다. 상환 후순위성 등을 반영하더라도 A급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투자 심리가 회복된 점 역시 흥행을 뒷받침했다. 최근 며칠간 큰 매크로 이벤트 등이 부각되지 않은 데다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기관들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루 전 글로벌본드(144A/Reg S) 북빌딩을 진행한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71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해 올해 발행한 한국물로는 최대 수요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점도 주효했다. 국내 보험사가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을 ESG 채권으로 찍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발행 금리를 5.9%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인 6.3% 대비 40bp 절감한 수치다.

    ◇보험사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재개, 국내 수요 위축과 대조

    교보생명의 이번 발행으로 보험사의 한국물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2년여 만에 물꼬를 텄다. 올 1월 한화생명이 7억5천만 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긴 했으나 신종자본증권은 2020년 동양생명 이후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후순위채보다 상환 우선순위가 밀려난다는 점에서 더욱 발행이 쉽지 않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수요 미달을 확인하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 북빌딩 당일 한화생명이 국내 시장에서 3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 2천930억 원의 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최근 영구채 발행에 나선 흥국화재와 코리안리 등도 모두 수요예측 단계에서 기관 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 코리안리와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은 국내 신용등급이 'AA0'로 동일하다는 점에서 국내외 상이한 조달 시장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국내 대비 투자 기관 및 수요가 풍부하다. 2017년과 2018년 국내 보험사들이 한동안 해외 시장에서 자본성 증권을 잇달아 발행했던 배경이다. 교보생명 역시 2017년 국내 보험사 최초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국물 데뷔전을 마쳤다.

    이번 발행으로 보험사들의 관심이 외화채 시장으로 쏠릴지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이미 한화생명의 경우 외화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 역시 2017년 발행했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해 올 11월 콜옵션을 행사해야 한다.

    다만 교보생명의 이번 흥행이 후속 딜의 성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채권시장 역시 매크로 이벤트 등에 따라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국내 보험사의 경우 교보생명보다 대부분 국제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다는 점 역시 한계다. 다만 풍부한 투자 수요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JP모건, 노무라증권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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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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