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급등한 미 CPI에도 혼조…日 당국 개입에 엔화 약진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약세를 보였던 엔화가 약진하면서다. 일본은행(BOJ) 등 일본 당국은 뒤늦게 강도 높은 개입을 시사하면서 엔화 약세를 틀어막았다. 유로화는 약세폭을 확대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연준보다는 덜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3.9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4.432엔보다 0.532엔(0.40%)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52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130달러보다 0.00860달러(0.81%)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94엔을 기록, 전장 142.67엔보다 1.73엔(1.21%)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350보다 0.63% 상승한 103.99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급등세를 재개했다. 미국의 5월 물가가 다시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록적 상승세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올랐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3월 기록했던 41년 만의 최고치(8.5%↑)를 경신한 것이다. 5월 CPI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이자 전월치 8.3%도 상회했다.
지난 4월 소폭의 둔화 조짐을 보인 물가 상승세가 다시 거센 오름세를 재개한 모습이다.
5월 C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1.0% 올랐다. 이 역시 예상치였던 전월대비 0.7% 상승보다 높았다. 전월치인 0.3% 보다도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CPI도 전년대비 6%, 전월대비 0.6% 씩 오르며 예상치인 5.9%와 0.5%를 웃돌았다.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인 행보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시장도 6월과 7월에 50bp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예상한 데 이어 9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급등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일본 엔화가 약진에 성공했다. 일본 금융당국이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이사, 나카지마 준이치 금융청 장관은 국제 금융자본 시장에 관한 정보 교환을 위해 회동하고 최근 엔화 변동에 대한 입장을 이날 성명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환율은 펀더멘털에 따라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고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긴밀하게 연계해 환율시장동향과 경제, 물가 등에 대한 영향을 한층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3자 회합에서 성명서를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엔화는 지난 9일 134.554엔을 기록하는 등 달러화에 대해 20년만에 최저치 경신행진을 이어가며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했었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2주일만에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다. ECB가 연준에 비해서는 덜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ECB는 전날 정책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순채권 매입을 7월 1일에 중단하기로 했다. ECB는 또 오는 7월에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 금리를 25bp가량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정책 금리인 레피(Refi) 금리는 0.0%,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한계 대출금리는 0.25%로 유지됐다.
ECB는 다음 회의인 7월 회의에서 주요 금리를 25bp 금리를 인상하고, 9월에도 추가 인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CB가 50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시장은 연준보다 덜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했다.
웨스트팩의 분석가들은 달러 인덱스는 더 단호하고 매파적인 ECB가 상대적으로 완화적이라는 점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ECB가 7월과 9월에 금리를 25bp 인상하고 더 큰 금리 인상을 보류한 것은 분명히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달러 인덱스가 101에서 105 사이에 안정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CPI 데이터와 다음 주 연준 회의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의 가능성이 강조된다면 이보다 높은 값을 테스트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RBC캐피털마켓의 외환전략가인 아담 콜은 "일반적으로 BOJ의 행동을 돌이켜보면, 그들이 물리적 개입 이전에 거쳐야 하는 최고 수준의 개입으로 간주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BOJ는 이제 갈 수 있는 만큼 갔다"면서 "(BOJ) 최근 논평이 단기적으로는 달러-엔 환율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이 통화정책 기조를 거슬러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MUFG의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미국 달러가 추가로 고평가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의 심화와 연준의 금리 매파적 인상 기대에 대한 가격 조정이 결합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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