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율보고서 등장한 국민연금…당국 "환시 영향 더 유의해야"
  • 일시 : 2022-06-13 07:45:03
  • 美환율보고서 등장한 국민연금…당국 "환시 영향 더 유의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이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도 등장했다.

    미 재무부가 원화의 주요 변동요인으로 국민연금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에 대한 주목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美 재무부도 연금發 달러-원 상승 주목…환율보고서에 등장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상반기 환율보고서에 국민연금 관련 내용이 명시됐다.

    재무부는 원화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해서 절하되고 있다면서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의 축소와 금리 인상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자본유출이 원화 절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재무부는 그러면서 연금의 해외자산 보유 규모도 2천700억 달러에서 3천300억 달러로 지난해 600억 달러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무부는 연금 해외 보유 자산의 증가가 주로 평가가치의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환율보고서에 국민연금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재무부는 이전까지는 경상흑자와 당국의 개입 규모,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및 주식 매매 동향 등에 집중했었다.

    그만큼 연금의 대외 투자에 따른 달러-원 상승 압력이 대외적으로도 공공연히 회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환시 영향 더 신경 써야"…커지는 우려 목소리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는 앞으로도 원화에 약세 압력을 가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규모가 다른 주체들을 압도한다. 연금의 자산배분 계획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약 250조 원인 해외주식 잔액은 연말에는 약 281조 원으로 31조 원 증가한다. 내년 말에는 328조 원으로 연간 48조 원가량 더 늘어난다. 해외채권 잔액도 올해 3월 말 대비 연말까지 약 16조 원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6조 원 늘어난다.

    여기에 대부분 해외투자인 대체투자 금액까지 더하면 연금의 달러 매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대체투자 규모는 올해에 3월 말 대비 약 8.5조 원 증가하고, 내년에는 14조 원 더 늘어난다.

    규모뿐만 아니라 연금의 달러 매수 패턴도 달러-원을 한층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해외 주식이 급락한 경우 연금의 달러 매수도 대규모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주가 반락시 저점 매수에 나서며 필요한 자금을 환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위험회피 심리 속에 연금의 달러 매수 실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환시에서 달러-원 상승 압력이 배가된다. 많게는 10억 달러 이상 대규모 물량을 하루 만에 쏟아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기재부의 관계자는 "해외 투자의 확대 등 연금의 운용 전략은 고유한 영역이므로 언급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고 이 또한 전 국민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외환시장 영향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의 경우 환전 물량을 일별로 최대한 분산해 처리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연금도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보며, 외환시장 참가자들과 만나 이런 부분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에서도 환율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해외투자 비중을 더 확대하는 중기 자산 배분 계획을 확정했다. 이 회의에서는 다수 외부 위원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은 "위원들의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가 회의록에 명시적으로 기록됐다"면서 "연금의 자산운용 목적 조항에는 수익성 외에도 국내 거시경제의 안정에 이바지한다는 항목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만큼 연금 측에서도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면서 "자산운용 계획의 재검토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환율 불안이 심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등의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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