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충격] 달러-원 '대통령 레벨' 가시권…당국 대응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달리 치솟으면서 서울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치솟은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까지 겹치면서 달러-원 환율의 급등 재연 위험이 커진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시장 안정 의지를 드러냈던 1,290원도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외환당국의 대응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브레이크 없는 물가…달러-원 '대통령 레벨' 가시권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의 5월 CPI 상승률은 41년만에 최고치인 8.6%로 치솟았다. 물가가 고점을 지나 차츰 반락할 것이란 기대는 빗나갔고, 이는 곧바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6% 수준으로 10bp 이상 급등했고, 달러인덱스도 103선 부근에서 104선 위로 단숨에 치솟았다.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3.5% 넘게 폭락했다.
이에따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도 급등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장중 1,280원을 넘어서기도 한 끝에 가까스로 1,278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역외 장 후반 당국의 매도 개입이 단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원이 1,280원을 넘어서면 곧바로 지난달 12일 기록한 전고점 1,291.50원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달러-원 1,290원대는 환시에서 '대통령 레벨'로 불린다. 지난달 달러-원이 1,300원 선도 위협받자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금융센터를 직접 찾아 거시금융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시장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물가가 치솟는 상황이라 환율의 안정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FOMC에 증시 불안까지…지뢰밭 장세 관리 가능할까
물가 충격으로 이번 주 환시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전망이 요동치고 있다. 당초 50bp 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75bp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급부상했다. 6월 FOMC가 '예정된 이벤트'로 인식됐던 데서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매 움직임이 재차 강화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매일 순매도였다. 또 지난 9일에는 9천억 원 이상, 10일에도 8천억 원 넘게 팔아치우는 등 매도 강도가 세졌다. 지난 2거래일간 1조8천억 원가량 투매에 따른 역송금 부담을 물론 미국 물가 이후 순매도 강도가 더 세질 경우 달러-원에 미칠 파장이 배가될 수 있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에 자본유출이 동반되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달러-원의 1,3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관심은 당국이 어느 강도로 이를 막아설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주말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을 1,280원 선 아래로 눌러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등 당국의 시장 관리 노력은 지속하는 상황이다. 달러-원이 5월 말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서도 매도 개입이 꾸준히 나왔다고 외환딜러들은 전했다.
환율의 물가 악영향이 한층 커진 상황인 만큼 이를 방치할 수는 없는 여건인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원이 1% 상승할 경우 물가가 0.06%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만큼 이번 주에도 적극적인 달러 매도 개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도 "달러-원이 높은 레벨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주의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1,290원이나 1,300원 등 주요 레벨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은행권 딜러는 "장중에는 막아서겠지만, 관건은 역외 시장"이라면서 "역외 달러 매수는 기본적으로 헤지성 수요인 만큼 레벨과 상관없이 매수가 진행되는 성격이 강한 만큼 장중에 당국이 방어해도 역외 시장에서 갭업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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