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충격에 글로벌채권 조달 '흔들'…긴장감 커진 한국물 시장
국민은행 북빌딩 고심, 한화에너지 로드쇼는 순항…윈도우 장벽, 발행 부담 가중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글로벌채권 조달 시장이 얼어붙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존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다.
1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CPI 충격에 이번 주 13일과 14일에는 중국을 제외한 각국 발행사가 공모 달러채 발행에 나서지 못했다. 시장 거래량도 급감했다는 후문이다.
녹록지 못한 시장 환경에 이번 주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북빌딩(수요예측)을 준비했던 KB국민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내주 한국물(Korean Paper) 윈도우(window)를 받은 발행사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시장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CPI 충격, FOMC 경계감 확산…변동성 우려에 멈춰버린 시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전일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3.4801%를 기록했다. 직전일 대비 11.64bp 상승한 수치다.
미국 국채금리는 5월 CPI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CPI 충격에 13일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전일 대비 20bp 뛰어오른 데 이어 14일에도 10bp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격한 금리 변동과 함께 글로벌 채권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CPI 충격에 이번 주 열리는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FOMC에서 50bp를 넘어 75bp 이상까지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각국 발행사는 CPI와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피해 이번 주 조달을 피하고 있다.
실제로 13일과 14일 이틀간 글로벌 채권 발행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 중국을 제외한 각국 발행사 중 공모 달러채 발행에 나선 곳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유통물량 역시 급감하는 등 시장 움직임 자체가 희미해졌다.
싸늘해진 분위기에 한국물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전일 유로화 커버드본드 북빌딩 등을 위해 고심했으나 결국 시장을 찾지 못했다. 이날 다시 조달을 가늠할 것으로 보이나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눈앞이라는 점에서 북빌딩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13일부터 진행 중인 한화에너지의 비대면 로드쇼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달러화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을 위해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s)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급보증을 제공해 신용등급을 AA급으로 끌어올린다.
이번 로드쇼에는 이틀 여간 다수의 우량 투자 기관이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한국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매크로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AA급 우량 발행사조차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FOMC 이후 전망도 먹구름…내주 줄줄이 대기, 윈도우 한계 뚜렷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주 FOMC 이후에도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CPI 충격으로 이번 FOMC에서 사실상 50bp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보다 빠른 금리 인상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충격을 가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50bp 인상이 최대치였기 때문에 단번에 75bp 이상 금리가 뛰어오를 경우 시장 내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50bp 수준의 인상 역시 결과 발표 당일에는 호조를 보일 수 있겠지만 이후 연준의 코멘트 등을 두고 각종 인상설이 다시 부상하면서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음 주 북빌딩을 목표로 조달을 준비 중이던 국내 발행사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한국물 업계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내주 윈도우를 받은 곳은 한국서부발전과 한화에너지, GS칼텍스 세 곳이다.
윈도우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상당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시장이 진정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국물 윈도우의 한계가 부각되는 배경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물 발행사에 통상 이틀여 가량을 소위 윈도우라는 이름으로 부여하고 있다. 발행사는 윈도우 일정에 맞춰 북빌딩에 나서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외화 부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 매크로 리스크가 조달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윈도우는 시장 위험을 피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언제 시장이 위축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발행사들은 윈도우에 가로막혀 매크로 리스크를 회피할 여력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틀여씩 북빌딩 일자를 배정하는 시스템이 시장 호황기에는 유효했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발행사에 일정 수준의 조달 유연성을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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