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흔들리는 연준 신뢰…1,300원 위협 국면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 주(20~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00원 선을 위협하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뒤늦게 물가를 잡기 위한 과격한 긴축에 나서며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란 우려가 가시지 않는 만큼 달러 강세 및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쉽게 수그러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향후 긴축 경로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보일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준 행보에 대응해 '빅스텝'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면 달러-원 상승 압력이 다소 중화될 가능성도 있다.
◇막다른 길 몰리는 연준…파월 '묘수' 있을까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FOMC 직후 일시적으로 안도 랠리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급박한 연준의 행보에 따른 불안감은 곧바로 재부상했다.
연준은 경기 침체 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아야 하는 고난도 방정식에 직면했다. 시장은 연준이 이를 충격 없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점차 잃어가는 중이다.
연준이 최종적으로 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중구난방이다. 시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이 22~23일(현지 시각) 예정된 상·하원 증언에서 내놓을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주 의회에 보고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연준은 "물가 안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무조건적인(unconditional) 전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파월 의장도 물가 통제 의지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달러 및 달러-원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이 경제 연착륙에 대해 낙관하는 발언을 내놓을 수 있겠지만, 시장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표 부진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면 위험회피에 따른 달러-원 상승 압력이 부상할 수도 있다.
이번주 부터는 파월 외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진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발언 하나하나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시점이다.
◇한은도 '빅스텝' 나서나…이창용도 등판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금리 인상 이후 한은의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도 급부상했다.
빅스텝 금리 인상과 관련한 한은의 발언은 다소 오락가락했다. 이 총재는 취임 직후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아 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곧바로 '원론적인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현재로서는 25bp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가능성을 한층 줄였다.
이 총재는 하지만 지난주 FOMC 이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다음 금통위(7월 14일)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다시 가능성을 열었다.
소비자물가가 6% 선 이상으로 더 치솟거나, 달러-원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는 경우 등에는 빅스텝 금리 인상도 가능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오는 21일 물가설명회를 진행한다. 이 총재가 빅스텝 가능성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언 강도가 이전보다 더 매파적이라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을 어느 정도 중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국 개입 지속…유가 추이도 주목
달러-원 1,300원 선을 방어하려는 외환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도 수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 안정이 최대의 국정과제인 상황에서 달러-원 1,300원 상향 돌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감도 배가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서울 환시는 물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개입이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장기화하는 강달러 국면과 꾸준히 감소 중인 외환보유액 등으로 급격히 레벨을 쳐 내리는 고강도 매도 개입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국제유가 흐름도 변수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120달러 선을 넘었던 데서 지난 주말에는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긴 하지만, 유가가 반락 흐름을 이어간다면 달러-원에는 하락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워치리스트 발표(24일)도 예정됐다. 대상국에 오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위인 가운데, 불발이 확인될 경우 국내 증시 및 원화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1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23일에는 경제분야 규제혁신 TF 회의를 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연다. 한은은 22일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한다. 같은 날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과 5월 생산자물가도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20일 '노예해방기념일' 대체휴일로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파월 의장은 22일 상원, 23일 하원에서 증언한다. 24일 5월 신규주택 판매와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등이 주요 지표로 꼽힌다. 연준은 24일 주요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날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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