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 원화 대신 유로화 각광…달러채 대비 안정성 부각
  • 일시 : 2022-06-20 08:59:23
  • 커버드본드, 원화 대신 유로화 각광…달러채 대비 안정성 부각

    주금공 이어 KB국민은행 채비…SC제일은행 홀로 명맥 잇는 국내와 대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금융기관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처로 유로화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매크로 이슈 등으로 달러채 조달 환경이 출렁이자 비교적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유로화 커버드본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반면 2019년 금융당국이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등 시장 조성에 나섰던 원화 커버드본드는 썰렁해졌다.

    2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는 SC제일은행만이 나 홀로 발행을 이어가며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시장 조성이 더뎌 그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유로화 커버드본드 겨냥…주금공 필두 조달 꾸준

    KB국민은행은 이달 15일부터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비대면 로드쇼에 돌입했다.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형태로, 3.5년물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수요를 동시에 겨냥했다.

    KB국민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타진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여만이다. KB국민은행은 2016년까지만 해도 달러화 커버드본드를 조달해왔다. 하지만 2018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로화 시장을 개척한 후 해당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달러채 조달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채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매크로 리스크 부상에 따라 발행 자체가 불가능한 나날이 늘고 있다.

    반면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높은 안정성에 힘입은 역내 투자 수요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꾸준히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데다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는 점에서 선순위채 대비 안정성이 높다.

    실제로 커버드본드는 발행사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는다. KB국민은행 유로화 커버드본드 등급은 S&P와 피치 기준 최고 등급인 'AAA'에 달한다. KB국민은행 국제 신용등급 대비 4~5노치(notch)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올 하반기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 3월 6억 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마친 데 이어 다시 한번 조달 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원화 커버드본드는 성장 주춤…금리 경쟁력 부족, 시장 한계 보완 필요

    반면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발행이 주춤해진 모습이다. 2019년 금융당국은 원화 커버드본드를 활성화하고자 예대율 수혜 제공에 나섰다. 원화 예대율 산정 시 만기 5년 이상의 커버드본드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포함토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원화 커버드본드 지원에 나선 건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장기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장기·저금리 재원 마련처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공급하려는 목적이었다.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역시 화답했다. KB국민은행을 필두로 2019년에만 SC제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섰다.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투자 시장 형성이 더딘 데다 주요 은행이 이미 'AAA'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담보풀 설정에 따른 크레디트 개선 효과가 없었다. 이러한 한계로 커버드본드만의 금리 메리트를 누리기 힘들었지만, 예대율 혜택을 겨냥한 은행권의 발행이 이어졌다.

    발행이 주춤해진 건 지난해부터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대율 규제 비율이 유예된 데다 예수금 혜택 등에 대한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자 은행권의 관심도 시들해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예수금의 1%에 해당하는 발행액을 채워 조달 필요성이 사라지기도 했다.

    올해 원화 채권시장 역시 극심한 변동성 탓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커버드본드는 외면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이 금융당국에 연내 6천억 원 규모의 발행물량을 신고하고 조달 준비에 나섰으나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쉽사리 채권을 찍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금리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지표가 없어 산금채 등을 활용해 조달하는데 최근 산금채 금리가 출렁이며 조달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 시장 조성 및 커버드본드 시가 테이블 등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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