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결단] 연준 고강도 긴축에 침체 공포…지표 민감도 커질 듯
![[출처: 연합인포맥스]](https://newsimage.einfomax.co.kr/AKR20220621077600016_06_i.jpg)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파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5bp 인상이 흔한 조치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시장 일부에서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고강도 긴축이 경기둔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긴축과 경기둔화 우려 사이에서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제 체력을 알려주는 주요 지표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물가 41년래 최고 찍자 '75bp 인상' 카드 꺼내
22일 금융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2회 정도 회의에서 추가로 50bp 금리 인상이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연준은 5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했는데, 6월과 7월에도 같은 폭의 인상을 하겠다고 시사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75b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75bp 인상은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이달 초만 해도 '50bp 인상' 전망은 유효했다. 하지만 10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리라는 전망과 달리 CPI가 8.6% 급등해 지난 3월 기록한 41년래 최고치(8.5% 상승)를 갈아치웠다.
이후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언론이 이달 75bp 인상 가능성을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주요 은행들도 잇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점쳤다.
기준금리 결정 직전에 이처럼 시장의 예상이 뒤집어진 것은 드문 일이다. 물가 대응이 시급한 연준이 당장 이달부터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기 위해 미리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15일 실제 연준은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인상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75bp 인상을 단행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https://newsimage.einfomax.co.kr/PAF20220616051601009_P2.jpg)
◇ "7월에도 75bp 인상 전망"…물가 지표 관심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7월에도 50~75bp의 금리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3.4%임을 고려할 때, 만약 7월 75bp 인상이 이뤄진다면 추가로 두 번의 50bp 인상이 가능하다. 올해 FOMC는 7월 26~27일,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 네 차례 남아있다.
시장 참가자들도 대체로 7월 75bp 인상을 점치고 있다. BNY멜론은 "연준이 신속한 정책조정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현재 분기점에서 추가 75bp 인상이 필요하고 다음달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8일 한 행사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을 재확립하는데 '올인'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7월 회의 때도 75bp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지는 않지만 100bp 인상을 의견을 점치는 의견도 남아있다.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과 데이터가 예상보다 나쁘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시장은 (이달) 75bp 인상에 안도했지만, 7월 회의에서 '데이터에 따라' 기준금리가 100bp 인상될 가능성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5월에 75bp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으나 한 달 만에 이를 뒤집으면서 연준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발표될 CPI가 5월 수치처럼 시장의 예상 범위를 훌쩍 넘을 경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100bp 인상론이 다시 점화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고점 통과 흐름을 보일 경우 연준이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의 5월분 수치는 이달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4월 근원 PCE 가격은 4.9% 상승해 4개월만에 5%를 밑돌았다.
6월 CPI는 내달 13일 나온다.
이번 75bp 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미시간대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내달 15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높은 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의 사우디 방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미시간대]](https://newsimage.einfomax.co.kr/AKR20220621077600016_02_i.jpg)
◇ 커지는 '연준 실기' 우려…연착륙 가능할까
여기에서 변수는 경기침체 현실화 여부다. 이미 올해 들어 많은 시장 관계자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침체 가능성을 경고해왔으며,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그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경기침체는 연준의 긴축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전략가는 연준의 75bp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에 즉각적인 보상이 되지 않을 것이며 경기침체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윌슨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경기가 둔화하고 있으며, 그들은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경제 지표는 잇따라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5월 소매판매는 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주택착공건수, 제조업 활동 지수 등도 잇따라 둔화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인 'GDP 나우'는 이달 중순 2분기 수치가 0%로 뚝 떨어졌다.
통상 경기침체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경우를 말하며, 지난 코로나19 위기 초기 때 침체가 나타났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때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수익률곡선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유가와 같은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을 조절할 수 없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약간의 경기침체를 각오하고서라도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연준이 과연 수위 조절을 잘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실패해 금리 인상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는 연준이 '연착륙'이라는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였던 데스몬드 라흐만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작년 가속페달을 너무 오래 밟았던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당황해 (이번에는)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자산 및 신용시장의 거품이 이미 터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강한 긴축 전환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주식과 채권가격이 급락하고 암호화폐도 폭락하면서 가계 금융자산은 수 조 달러 증발했다. 라흐만은 "자산 가격 하락은 소비지출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소비지출 급감은 이미 둔화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미국 주택 수요가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점,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로 많은 신흥시장이 채무불이행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도 경착륙 전망의 배경으로 꼽았다.
경기 과열을 자주 경고해왔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연준이 75bp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중요한 정책적 행보"라면서도 "나는 여전히 연준이 현실적인 (경제) 전망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 지표뿐만 아니라 고용, 소비, 주택시장 등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드러내는 주요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의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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