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발 금융 불안 속 한국물 조달 훈풍…연쇄 흥행은 미지수
  • 일시 : 2022-06-24 09:02:17
  • FOMC발 금융 불안 속 한국물 조달 훈풍…연쇄 흥행은 미지수

    우량 크레디트 강점, 소규모 발행에 소화력↑…변동성 촉각, 긴장감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5bp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들의 흥행세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FOMC 자이언트 스텝이 더해져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진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AA급 우량 국가 신용등급과 각종 조달 노하우 등으로 발행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24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물의 경우 아시아에서도 가장 앞장서 조달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3억 달러 안팎의 비교적 적은 발행량으로 부담이 적었던 데다 AA급 우량 국가 신용등급과 시장 친화적 조달 구조 등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만큼 후속 딜의 흥행까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시아 발행시장 선도, AA급부터 BBB급까지 흥행 성공

    미국 CPI와 FOMC 충격 등으로 주춤했던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이 재개됐다. 이번 주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는 KB국민은행과 한국서부발전, 한화에너지 미국법인(HANWHA ENERGY USA HOLDINGS), GS칼텍스 등이 공모 외화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압도적인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지난주 글로벌 조달 시장이 얼어붙은 지 일주일 여만이다.

    한국물 호조는 아시아 발행시장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기업들은 지난주부터 쉽사리 조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이번 주 과감히 시장을 찾아 물꼬를 틔웠다.

    스타트를 끊은 건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20일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상환 안정성이 높아 투자 수요가 비교적 견고한 커버드본드 시장을 주목해 시장 변동성을 극복한 모습이다.

    뒤이어 달러채 조달도 이어졌다. AA급 한국서부발전과 한화에너지USA는 21일 공모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나섰다. 한화에너지USA의 경우 글로벌본드(144A/RegS)를 택해 미국 CPI 충격 이후 역외 AA급 우량 발행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을 찾았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하는 유로본드와 달리, 글로벌본드는 미국 투자자까지도 모집 대상으로 삼는다. 한화에너지USA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으로 채권 등급을 AA급으로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렁이는 시장 환경 탓에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의 거래가 주춤해진 것과 달리, 신규 발행물에 대한 인기는 상당했다. 변동성이 커지자 뉴이슈어프리미엄(NIP) 등으로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는 신규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한국서부발전, 한화에너지USA 모두 발행액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실수요 중심인 유럽 시장을 겨냥했음에도 발행액인 5억 유로를 뛰어넘는 6억5천만 유로의 수요를 모았다. 한국서부발전과 한화에너지USA 역시 북빌딩 초반부터 강한 주문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훈풍은 BBB급으로도 이어졌다. 22일 GS칼텍스는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16억 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BBB급의 경우 비교적 시장 변동성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두고 관심이 쏠렸으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북빌딩에 우량 자산운용사가 대거 참여하는 등 양질의 투자 기관을 포섭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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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규모 발행·회복 타이밍, 조달 부담 완화…후속 딜 호조는 글쎄

    이번 조달 호조는 시장 변동성이 비교적 주춤해진 틈을 겨냥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타이밍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국물 북빌딩이 이어졌던 이번 주 초의 경우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진 데다 글로벌 증시 역시 기술적 반등으로 상승했다.

    GS칼텍스가 북빌딩을 진행한 22일 뉴욕 증시가 다시 부진해지기도 했으나 앞서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풍부한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했다.

    3억 달러 안팎의 소규모 조달이었다는 점 역시 흥행을 뒷받침했다. 같은 날 투자자 모집에 나선 한국서부발전과 한화에너지USA의 경우 발행 물량을 모두 합쳐도 6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수급 부담에서도 비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통상 한국물 발행사는 한 건의 딜로 5억~10억 달러 안팎의 자금을 마련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우량 신용등급 역시 한국물에 대한 신인도를 높인 요소다.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비교적 견고한 펀더멘탈을 인정받는 데다 기업들의 꾸준한 한국물 발행 등으로 기관들과 신뢰 관계를 탄탄히 쌓아온 점 등이 부각됐다.

    다만 이번 흥행이 후속 발행 호조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금리 인상 등 매크로 이슈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GS칼텍스 북빌딩 직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의 경기 침체 가능성 언급으로 잠시 주춤했던 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다음 주 발행을 준비 중인 NH농협은행과 한국가스공사 조달에 다시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시장 내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주춤해진 틈을 타 한국물 발행이 재개된 것"이라며 "아시아 호조 후 미국 부진이 이어지는 등 24시간 안에서도 시장 분위기가 뒤바뀌는 터라 쉽사리 흥행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해 유연하게 조달에 나서는 게 최선인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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