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화국채 디폴트] 채권단, 소송 가나…향후 일정과 파장은
  • 일시 : 2022-06-27 13:28:10
  • [러 외화국채 디폴트] 채권단, 소송 가나…향후 일정과 파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강보인 기자 = 러시아가 지난 191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표시채권 국채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채권 보유자와 러시아 정부 간의 지난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전쟁에 따른 금융 제재 상황을 고려해 채권단이 당분간은 관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채권단이 마주한 선택지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채권 보유자 25%가 채권 미결제 금액에 대해 즉각적인 상환을 요구하는, 이른바 가속 조항(acceleration clause)이 우선해서 발동될 수 있다. 채권 보유자는 러시아를 상대로 3년 동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WSJ은 "채권 보유자들은 서방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러시아로부터 돈을 빼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 5월 말부터 미국 은행들이 러시아 채권 지급 절차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는 많은 투자자가 자금을 쉽게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이번 러시아 사태의 경우 일반적인 국가 디폴트 절차와 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아르헨티나 부채 위기 당시 채무 관련 소송을 진행한 제이 우슬랜더 국가 채무 변호사는 AP를 통해 "디폴트 선언 뒤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와 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채권단이 일단 당분간은 꼭 붙잡아 두자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WSJ에 따르면 이번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서방 제재가 완화하면 결국 러시아가 지급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할 계획이라 말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채권자들이 무엇을 노리는지는 불확실하지만, 해외의 러시아 자산을 압류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일부 투자자는 그동안 러시아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이나 과두정치인의 자산을 동결하자고 제안해왔다.

    과거 베네수엘라의 채권 보유자들은 국가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국영 정유사의 자산을 요구했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3년 당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위해 외부에서 전용기를 빌린 적이 있는데, 채권단이 관용 비행기를 압류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폴 맥나마라 GAM이머징마켓 펀드 매니저는 "아르헨티나 사태 때 있었던 일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미국은 채권단이 전 세계의 러시아 자산을 쫓아다니는 것을 바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 자산을 찾는 일을 그들에게 맡겨버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P는 "채권 투자자는 한동안 저자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들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경우가 많았는데, 전쟁과 관련한 이슈를 피하고자 당분간은 크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누버거버맨그룹의 카안 나즐리 채권 매니저도 "시장은 낮은 자세로 접근할 것"이라며 "누가 무엇을 가졌는지 논의하고 알아내기 위해 채권위원회를 결성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경제 파장은 제한…글로벌 금융과 더욱 멀어진 러시아

    이번 디폴트가 러시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는 지난 몇 년간 해외 차입 줄이며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디폴트로 러시아가 국제 금융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이 더욱더 어려워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타티아나 올로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탄화수소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어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면서도 "러시아의 에너지 중심 경제는 취약하다. 만약 유가가 하락하면 러시아도 차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마지막 디폴트는 지난 1998년의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선언이었다. 당시의 경우 외채가 아닌 루블화 표시 국채를 대상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지난 1998년 여름 러시아가 루블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자, 미국에서는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CTM)를 구제하기 위해 미정부가 개입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LCTM 사태가 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채 디폴트 사태가 지난 1998년 당시 디폴트만큼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쳤다.

    앞서 지난 3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구(IMF) 총재는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면서도, "(글로벌) 은행들의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가 작지 않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금융 시스템과는 확실히 관련이 없다"고 말했었다.

    러시아의 디폴트가 전 세계 금융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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