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선물환 매도 '환헤지' 나섰다…1,300원 고점으로 봤나
코로나 이후 처음…전술적 환헤지 단행으로 추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민연금이 달러-원 1,300원 선 부근에서 선물환 매도를 통한 환헤지를 단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은 환헤지에 극도로 소극적이었지만, 달러-원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오르자 헤지 필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움직임이 이어진다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상당 부분 중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다만, 연금이 헤지를 이어갈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연금, 달러-원 1,300원은 높다고 보나…코로나 후 첫 헤지
3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6월 중순 이후 환시에서 전술적 환헤지를 일부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까지 2주간에 걸쳐 선물환 매도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주 달러-원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레벨을 높였다.
국민연금이 선물환 매도 등으로 달러-원에 대한 환헤지를 단행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위기 발발 당시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위기로 달러-원이 3월 일시적으로 1,300원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하락했다. 연금은 당시 2~5월 기간 최대 6억 달러가량 환포지션을 줄이는 거래를 단행했다. 이후에는 달러-원 환헤지 거래가 없었다.
연금은 해외투자에서 100% 환오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자산 규모의 5% 이내에서 전술적 환헤지를 단행할 수 있다.
규정상 환헤지의 여유가 있지만, 연금은 이를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해왔다.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 2018년 한차례와 코로나19 위기로 달러-원이 치솟은 때 정도만 이를 활용했다.
이번 달 선물환 매도는 코로나19 위기 당시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달러-원이 1,300원 가까이 치솟았었다. 연금이 1,300원 안팎 수준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것일 수 있다.
◇헤지 지속성은 미지수…이어지면 롱심리 완화
연금이 선물환 매도 등을 통한 환헤지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20년 당시에도 6억 달러 수준의 제한적인 규모 헤지에 그쳤던 바 있는 탓이다. 이번에도 선물환 매도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 등으로 대규모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당시는 달러-원이 1,300원 부근 등 높은 수준에 머물렀던 기간이 매우 짧았던 반면 이번에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등 여건이 다른 측면도 있다.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에 따른 달러-원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 재무부도 환율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를 주목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지속적인 연금의 달러 매수가 자금의 유출 구도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 수준의 달러-원 환율 여건에서는 연금이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진 바 있다.
그런 만큼 연금이 헤지에 나설 경우 달러-원 상승 압력을 한층 중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연금의 달러 매수는 가장 큰 달러-원 상승 요인으로 인식된다"면서 "환헤지를 할 수 있다는 점만 각인시켜도 롱심리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등에서도 환율 문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 위원은 지난달 말 열릴 기금운용위원회 회의 이후 "위원들의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가 회의록에 명시적으로 기록됐다"면서 "연금의 자산운용 목적 조항에는 수익성 외에도 국내 거시경제의 안정에 이바지한다는 항목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그런 만큼 연금 측에서도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면서 "자산운용 계획의 재검토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환율 불안이 심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등의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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