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굴욕' 아시아서 엔화 빼고 가장 많이 올랐다…상반기 8.4% 절하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 상반기(1~6월) 달러-원 환율이 110원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내며 주요 통화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달러 대비 절하율을 기록했다.
1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화는 달러화 대비 8.44% 절하됐다.
지난해 말 1,188.80원으로 마쳤던 달러-원 환율은 전일 1,298.40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말 대비 원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109.60원 급등했으며 상반기 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21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20년 하반기 1,203원에서 1,086.30원까지 반기 동안 116.70원 급락한 이후 가장 급격한 변동성이다. 같은 기간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27.40원이었다.
원화가 달러화 대비 상당한 절하율을 기록했음에도 주요 통화 중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절하율을 나타냈다.
상반기 일본 엔화가 달러 대비 15.20% 절하되며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고, 그 뒤를 영국 파운드화(-9.98%)와 뉴질랜드 달러화(-8.80%)가 이었다.
아시아 통화 중에서는 원화가 엔화 다음 두 번째로 높은 절하율을 기록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예상치 못한 전쟁 이슈와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통화들은 모두 달러화 대비 절하됐다.
주요 통화 중에서는 유로화가 7.87% 절하됐고, 중국의 역외 위안화(CNH)가 4.90% 절하됐다. 주요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도 5.01% 절하됐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며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를 이끈 가운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환율은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2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등 지정학적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실제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연초 1,190원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원 환율은 3월 들어 1,240원대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으나 지정학적 충돌로 인한 국제유가의 급등세와 투자심리 훼손 등이 이어지며 환율에 강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물가 지표가 충격을 받으면서 연준이 50bp 빅스텝과 75bp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점도 달러화 강세를 강하게 부추기는 요인이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며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이벤트의 연속이라고 평가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인플레이션이나 미국 금리 인상 이슈는 작년부터 반영을 해왔지만, 국내 증시가 너무 약했던 것은 예상 못 했던 부분"이라며 "결국 외국인 투자심리가 돌아오고 수급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주식시장에 당장의 호재가 없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도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환율이 '상고하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수요가 타격을 받고 있어 물가가 잡히긴 하겠지만, 그전까지는 환율이 고통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축이 급격하게 진행될 때는 위기가 하나씩 터지는 모습이라 가계부채든 뭐든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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