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한국물 유통시장 한계 속 달러채 발행 성공…글로벌 위상 부각
3억 달러 조달, 주문 10억 몰려…그린본드·대외 신인도 빛났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LG화학이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 탓에 각국 발행세가 주춤해진 데다 한국물(Korean Paper)의 경우 유통시장에서의 한계마저 부각되고 있어 부담이 상당했지만,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1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해외 각국에서 쌓아온 LG화학의 신인도가 흥행을 뒷받침했다. 아시아 투자 심리가 비교적 위축된 가운데 유럽과 미국 등의 호응으로 딜을 무사히 마쳤다는 평가다. 기업물의 희소성과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 역시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달라진 투심, 'LG' 명성으로 돌파…유럽·미국 잡았다
이달 14일(납입일 기준) LG화학은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LG화학은 이번 발행을 위해 7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시장을 찾아 북빌딩(수요예측)에 돌입했다. 투자자 모집에서 LG화학은 81개 기관으로부터 10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를 비롯한 각종 자산 가격이 출렁이는 등 시장이 급변했지만, LG화학의 조달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번 딜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당초 LG화학은 6일과 7일 이틀을 윈도우(window)로 확보하고 북빌딩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6일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선이 붕괴하며 미국의 주요 에너지주 주가가 급락한 데다 자산시장 변동성이 고조되자 하루 더 시장을 살피기로 했다. 시장 회복이 더딜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다시 윈도우를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튿날 LG화학은 과감히 도전에 나섰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반등하는 등 시장 내 안도감이 번진 점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문 확보는 이전만큼 쉽지 않았다. 과거 LG화학은 2019년 첫 발행부터 매번 수십억 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저금리발 조달 호조가 지속된 데다 기업물로서의 희소성 등이 부각된 결과였다.
올해는 달랐다. 국내 AA급 발행사조차 수요 둔화를 확인해온 데다 최근 발행한 한국물 대부분이 유통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아시아 기관들의 투자 위축세가 가속화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물의 경우 발행 물량의 70%가량이 아시아에 배정될 정도로 이들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LG화학은 유럽·중동과 미국 등 전 세계적 신인도 등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기관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았다. 대외 신인도에 힘입어 양질의 투자 기관을 동시에 포섭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배정 물량이 대부분인 통상적인 한국물 딜과 달리, 유럽·중동과 미국 배정 비율이 각각 37%, 30%에 달했던 배경이다. 최종제시금리(FPG, Final Price Guidance) 제시 이후 아시아 주문이 빠져나가기도 했으나 미국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등급 상향·그린본드, 투심 뒷받침…와이드닝 부담 극복
최근 A급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점도 주효했다. 올 1월 S&P는 LG화학의 'BBB+' 등급에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 A급 진입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후 2월 무디스는 LG화학의 'Baa1' 등급을 'A3'로 1 노치(notch) 상향 조정해 A급 진입이 본격화됐다.
그린본드(green bond)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심리를 겨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회적 책임 투자(SRI)가 거세 ESG 유무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소재 관련 분야 투자를 위해 조달에 나섰다는 점에서 친환경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번 조달로 LG화학은 최근 한국물 시장에 드러낸 유통물 한계를 가뿐히 극복했다. 한국물의 경우 최근 발행 직후 유통시장에서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하고 있어 기관들의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통물 와이드닝 현상 등으로 후속 발행물에 대한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3년 국채에 140bp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25bp 절감한 수치다. 이에 따른 쿠폰(coupon)과 수익률(yield)은 각각 4.375%, 4.436%다.
관련 업계에서는 LG화학이 뉴이슈어프리미엄(NIP)으로 20bp가량을 감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국내 발행사가 해당 수준의 NIP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에서 녹록지 않은 조달 시장에서 선방한 결과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스탠다드차타드, KDB산업은행이 주관했다.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