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부족, 마치 거짓말 같다"…대만 반도체 업계 경계심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공급 부족으로 지난 2년간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 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봄 이후 재고가 남아돌면서 D램 가격이 30%나 급락했다. 중국 경제둔화 우려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설비투자와 소비자의 구매 의욕이 후퇴하고 있다.
신문은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인 대만에서 경계심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대만법인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낙관론이 있었지만 지금은 역전했다(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대만에 D램 최대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둔화가 지난 몇 개월간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세계 D램 4위 업체인 대만 난야 테크놀로지의 리페이잉 사장도 11일 결산 발표 기자회견에서 "수요가 약해졌다"며 "7~9월에도 D램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시 봉쇄와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소비자 구매 의욕이 예상보다 더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시장인 중국은 뚜렷한 침체를 나타내고 있다. 1~5월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고, 신차 판매도 12% 줄었다.
전세계적으로는 PC 출하가 올해 8~1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 부문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가전이나 PC 등에 사용되는 범용 반도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까지 반도체가 부족했다는 것이 마치 거짓말 같다"며 "4월부터 재고 조정이 시작돼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적정 재고는 2개월분이지만 이미 3개월분을 넘어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동종업체 관계자도 "고객 기업의 생산이 완전히 줄었다"며 "(반도체)주문 취소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조류가 바뀐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의 최근 월별 매출에서도 시장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노바텍은 지난 4월까지 두 자릿수의 실적 성장세를 보였으나 5월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6월에는 더욱 악화했다.
지난 2년간 반도체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급증하고 미국·중국 주요 IT기업의 서버 증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은 경기 동향에 민감해 부침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호조가 오랫동안 지속돼도 일단 시장이 어떠한 계기로 약해지기 시작하면 제동이 걸리지 않고 급변하기 일쑤다.
이번의 경우 3월 말 시작된 상하이 봉쇄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반도체는 가전부터 자동차, 스마트폰, 군사 및 우주 관련까지 모든 제품에 탑재되기 때문에 경기 선행지표가 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발주부터 납품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리드타임이 약 3개월이다. 따라서 현재 반도체 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3개월 후 경기가 약해진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신문은 향후 반도체 시장이 더욱 무너질지 여부는 중국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봉쇄 조치로 흔들린 경제를 밀어 올리기 위해 얼마나 효과적인 대책을 꺼낼지가 관건이다.
업계는 대출 상환 연기 등 이미 일부 시작된 경기부양책만으로는 '지금의 반도체 가격 붕괴를 멈출 수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신문은 TSMC나 삼성이 제조하는 첨단 반도체 수요는 비교적 그 바닥이 단단한 편이고, 전기차용 반도체 수요도 견조하지만 일부 반도체만이 장기간 호조를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향후 반도체 시장 전체에 약세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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