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조달 경쟁력 부각…시장 위축 극복
  • 일시 : 2022-07-13 08:44:51
  • 주금공,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조달 경쟁력 부각…시장 위축 극복

    5억 유로 조달, 불안감 속 수요 거뜬…프로그램 설정으로 투심 배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5억 유로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달러는 물론 유럽 채권시장까지도 불안감이 고조됐으나 꾸준히 커버드본드를 찍으며 쌓아온 신뢰감 등을 바탕으로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이번 발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1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처음으로 프로그램 방식으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원화채 대비 낮은 금리를 달성하는 등 조달 경쟁력을 한껏 드러냈다.

    ◇시장 불안·역외 발행사 한계, 투자자 신뢰로 극복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9일(납입일 기준) 5억 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11일 유럽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발행액 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4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이번 발행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처음으로 4년물 발행에 나섰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감이 유럽 채권시장까지 번졌지만 투자 수요는 견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과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유럽 역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역내 커버드본드의 경우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으나 역외물은 이를 겨냥할 수 없어 외면이 더욱 가속화됐다.

    투자 수요 위축세가 두드러지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북빌딩 시기 등을 두고 고심을 이어갔다. 하지만 ECB 기준금리 인상 등이 예고된 만큼 시장이 더욱 출렁이기 전 투자자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

    시장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작업도 이어갔다. 통상 이틀가량으로 진행했던 비대면 로드쇼를 3일로 늘리는 등 투자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프로그램 설정 방식으로 정규 발행사로서의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그램 방식은 대규모 커버 풀(cover pool, 담보 묶음)을 설정해 일정 규모 내에서 자유롭게 발행하는 형태다. 발행 유연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꾸준한 채권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커버드본드와 커버 풀을 1대 1로 매칭하는 스탠드 얼론(stand-alone) 형태로 시장을 찾아왔다.

    프라이싱(pricing)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투자자 우위의 시장이 분명해진 만큼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제시 단계에서부터 적정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내놔 이목을 끌었다. 통상 IPG 제시 후 투자자 분위기에 따라 최종제시금리(FPG, Final Price Guidance) 공표해 스프레드 절감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꼼꼼한 대응에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북빌딩 당일 유럽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데다 뒤이어 개장할 미국 시장의 부진 가능성도 커지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고려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뉴욕 증시 개장 전 목표금액을 채우자마자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해 수요 이탈을 방지했다.

    이번 조달은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기관들과의 신뢰 관계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 최초로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유럽을 찾는 등 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이후 매년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어 유통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소셜본드(social bond)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점도 주효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조달 자금이 서민 주거금융 지원 등에 조달 자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소셜본드 요건을 갖췄다. 2019년 3월부터 모든 채권을 소셜본드로 찍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방식을 택하며 'AAA' 커버드본드 등급을 추가한 점도 신뢰도를 뒷받침했다. 당초 커버드본드 등급을 S&P에서만 받았지만, 이번엔 무디스 등급(Aaa)을 추가해 신인도를 더욱 높였다.

    ◇달러채·원화채 대비 가격 경쟁력 입증…커버드본드 안정성 부각

    이번 발행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조달 안정성은 더욱 돋보였다.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등으로 달러 및 원화채 시장의 조달 비용이 나날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발행사들은 자금 마련조차 쉽지 않다.

    유럽 채권시장 역시 금리 인상 등을 눈앞에 뒀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커버드본드만큼은 비교적 변화가 느리게 찾아오고 있다. 커버드본드의 경우 발행사 파산 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에 나설 수 있는 데다,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설정해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다.

    경쟁력은 금리 측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가산금리(스프레드)를 IPG와 동일한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40bp 더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10bp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발행사들이 달러채 시장에서 20bp 안팎의 NIP를 지불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원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과 비교해도 상당한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부분의 발행사가 국내외 시장에서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조달 불안감을 상쇄한 셈이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ING 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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