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 커브, 20년 만의 역전…금리의 '침체 예고' 역사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의 대표적인 경기 침체 척도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폭이 20여 년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채권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이후 가장 크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연합인포맥스 금리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폭은 지난주 21.6bp까지 확대됐는데, 이는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최대이자 지난 1980년대 이후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이번 커브 역전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당시에는 스프레드가 50bp까지 확대됐었고, 지난 1980년에는 240bp까지 벌어진 바 있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회사 이름에 '닷컴'을 붙여야 돈이 되던 광풍의 시기를 맞았다.
2000년의 닷컴버블 붕괴는 당시 나스닥종합지수가 그해 3월 초순 고점을 찍은 뒤 2002년 10월까지 80% 가까이 폭락하며 나타났다. 이는 나스닥 지수의 역사상 최대 하락폭이다. 당시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2000년 2월 들어 역전된 뒤 4월 초순 50bp까지 확대됐다. 커브가 닷컴 버블의 정점보다 약 한 달 먼저 뒤집히며 붕괴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당시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2000년 8월 말 40bp대로 역전폭을 다소 줄이다 2001년 들어서야 역전을 해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바쁘게 움직였다. 2000년 6월까지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자산 거품을 경고하던 연준은 금리를 한동안 동결하다 2001년 1월부터 연말까지 한 해 총 475bp를 끌어내렸다.
1980년에는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주도한 경기 침체였다.
미국 경제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를 겪었고, 1979년에는 인플레이션이 13%를 넘어섰다. 1979년 8월 취임한 볼커 전 의장은 그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850bp 인상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1978년 8월 역전된 뒤 1979년 10월 역전폭 100bp를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고점에 달하던 1980년 3월에는 역전폭이 200bp를 초과했다.
채권 커브의 경고음에도 볼커 전 의장은 공격적인 긴축을 밀어붙였고, 당시 미국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등 1980~1982년 경기 후퇴와 고용 저하가 이어졌다. 인플레이션은 공격적인 긴축 속에 1983년 들어 3% 아래로 진정됐고, 볼커 전 의장은 1983년부터 정책 전환에 나섰다.
최근 미국 채권 커브가 크게 역전된 것은 이달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 넘으며 100bp 인상 등 연준의 긴축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이 100bp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1990년대 연준이 통화정책을 위해 초단기 금리를 직접 조정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의 인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커브 역전이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 정도를 계속해서 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공격적인 인상을 이어간다면 커브 역전의 심화 또는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마켓워치는 "미국 채권시장은 가장 믿을만한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지난 1950년대 이후 커브 역전은 통상 모든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역전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치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매니징디렉터 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커브 역전은 (침체 전조라기보다는)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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