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채권가치 상반기 약 2경원 증발…금융기관 '파멸의 루프' 우려
  • 일시 : 2022-07-19 10:03:00
  • 세계 채권가치 상반기 약 2경원 증발…금융기관 '파멸의 루프' 우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세계 채권가치가 급감해 올 상반기 감소액이 199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채권수익률이 급상승해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급락했다.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채무에 의존해온 세계 경제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신문은 채권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국채를 대거 보유한 금융기관의 경영 리스크도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이 있는 채권이 편입된 미국 블룸버그 세계채권종합지수는 올해 1~6월 12% 하락해 리먼 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5~10월 하락률(6%)을 웃돌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채권 잔고에서 추계한 결과 2021년 말 142조 달러 정도였던 채권 가치는 6월 말 125조 달러 정도로 감소했다. 6개월간 17조 달러(약 2경2천419조 원) 감소해 199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국채에 한정했을 때 1865년 이후 최대 하락 속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이나 운용사들이 광범위한 손실을 입어 투자 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은행은 금리 인상에 발맞춰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이들은 보유채권을 손실 처리해야 해 고전하고 있다.

    국채 가운데서는 재정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남유럽 국가의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6월 말 발행한 10년물 국채 낙찰금리는 3.47%로 8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에너지와 식량난으로 가계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지출 부담이 커져 남유럽과 신흥국의 재정 리스크가 의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채 중에서는 저등급 기업의 가산금리가 오르고 있다. 영국 온라인 카지노 업체인 888홀딩스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주관사가 11%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제시해도 수요가 부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계에서 회사채 발행이 연기되거나 중지된 건수는 70건 이상으로, 전년 37건의 두 배에 달했다.

    신흥국에서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신흥국 정부는 국채 매수자로 자국 은행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파멸의 루프'가 우려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은행 총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7.2%로 2010~2014년 12.7%보다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발행한 국채를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 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2019년 약 10%보다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팬데믹으로 국채와 은행 간의 관계에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채무잔고는 300조 달러를 돌파해 약 20년간 3.5배로 커졌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 성장세(2.5배)를 웃돈다.

    신문은 세계 채권수익률이 평균적으로 1% 오르면 차환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1조2천500억 달러 규모로 이자 부담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저금리 환경 속에서 채무에 의지해 성장을 끌어올렸지만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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