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글로벌본드로 경쟁력 입증…고심 끝 속전속결 발행
7억 달러 규모, 시장 회복 타이밍 포착…한국물 물꼬, 후속 딜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표(CPI) 충격 등으로 최근 한국물(Korean Paper)을 포함한 아시아물 발행이 주춤해졌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시장이 다소 회복된 틈을 겨냥해 과감히 조달에 나섰다.
22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발행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달 경쟁력을 입증했다. 원화 시장과 비교해도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올해 비금융 공기업 발행물 중 단일 트랜치(tranche)로는 최대 금액을 마련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금리 상승·투심 위축 이중고, 속도전으로 돌파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27일(납입일 기준)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발행으로 최근 주춤했던 한국물 물꼬를 다시 틔웠다. 이달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한국은 물론 아시아 기업들의 달러채 발행은 급감했다.
지난주 북빌딩(수요예측)을 준비했던 신한금융지주가 시장을 찾지 않자 한국물 달러채 발행 역시 열흘여 간 중단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럽 시장에서 선순위채 대비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발행한 게 전부였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 발생 연기 등을 고심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100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조달 비용 또한 급등한 여파였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뒤바뀌었다. 연준의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위험선호 현상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19일에는 대만 TSMC가 달러채 북빌딩에서 10억 달러 조달을 마치는 등 발행 시장 역시 생기를 보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달 연기 등을 고민하던 터라 맨데이트 공표 및 로드쇼 등을 진행하지 못했으나 시장이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만큼 이를 생략하고 20일 곧바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화답했다. 북빌딩 개시 후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발행액 수준의 주문을 확보한 것은 물론 최종제시금리(FPG, Final Price Guidance)를 공표할 시점에는 주문량이 20억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거쳐 마지막까지 남은 주문은 16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참여 기관은 111곳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속전속결 조달이 가능했던 건 시장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온 덕이 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십여 년 이상 꾸준히 외화채 발행을 이어가며 글로벌 기관과 접점을 다져왔다.
AA급 우량 신용등급 역시 신뢰를 뒷받침했다. 아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AA급 신용등급에 힘입어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a2', 'AA' 등급을 받고 있다.
이번 조달은 최근 발행한 한국물 중 단일 트랜치로는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올해 한국물을 찍은 비금융 공기업 중 하나의 트랜치만으로 7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건 한국수력원자력이 유일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발행 규모 확대에 대한 경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낸 쾌거다.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수요 확보가 녹록지 않자 한국물 발행사들은 대부분 3억~5억 달러 조달로 대응하고 있다.
◇금리 경쟁력 부각…FOMC 불안감 속 후속 발행물 주시
이번 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5년 국채금리에 123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27bp 절감한 수치다. 이에 따른 쿠폰(coupon)과 수익률(yield)은 각각 4.240%, 4.395%다.
관련 업계에서는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이 15~20bp가량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기업이 20bp 안팎의 NIP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방한 결과다.
원화 조달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금리를 달성해 글로벌본드 발행의 경쟁력이 부각되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공기업의 경우 대부분 해당 자금을 원화로 스와프해 사용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시작으로 한국물 발행 행렬은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뒤이어 롯데물산(KB국민은행 보증)과 포스코, KT 등이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어서 시장 분위기 및 후속 딜 흥행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UBS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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