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선물환 숨통 트이나…몇몇 은행서 한도 증액 '잰걸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은행들 사이에서 조선업체의 선물환 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 중에서 몇몇 은행은 일부 조선사에 부여한 선물환 한도를 최근 증액한 것으로 확인된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중은행 A은행은 이달에 현대중공업의 선물환 한도를 늘렸다. 다른 B은행과 C은행 등 최소 3곳에서도 현대중공업의 한도 증액에 나섰다.
A은행은 오는 8월 삼성중공업의 선물환 한도 증액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올 상반기를 포함해 조선업체들은 대형 수주호황기를 맞았다. 은행에는 이들의 선물환 매도로 환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쏟아졌다. 하지만 환율 급등으로 기존에 달러를 매도하기로 한 환헤지 손실이 불어나면서 신용 한도가 부족해졌다.
이로 인해 최근까지 조선업체의 환위험 회피를 위한 선물환 수요는 은행권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체의 선물환 한도가 막힌 이후 일부 은행에서는 여신 담당 부서와 선물환 한도 증액을 심사했고, 추가 선물환 여력을 확보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오랜 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는 경우에는, 법정관리사 산업은행을 통해 선물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실무 협의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조선업체 선물환 한도 문제가 생기면서, 한도 증액 여부를 판단하고 있지만, 그 처리 속도나 진행 분위기는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선3사 중에서 비교적 재무상태 등이 양호한 기업을 위주로 한도 증액이 먼저 이뤄졌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한도 증액이 쉽지 않은 곳도 있었다.
과거 조선업 업황이 중국업체와의 수주경쟁과 대규모 부실 사태로 악화하면서 은행들은 조선업 헤지 한도 관리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저가수주 우려 등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올해에도 조선업은 연속 적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내년도 실적 개선이 예상될 때 선물환 한도의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 상황이 좋아서 선물환 처리를 하고 싶어도, 조선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보수적이다"며 "지금은 수주 실적이 목표를 충족했지만,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면 내부적으로 신용 한도를 못 늘려준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관계자는 "환율이 절하돼 선물환 한도가 예상치 못하게 다 초과한 상황"이라며 "은행에서는 자본비율 관리를 해야 하기에 쉽게 위험가중자산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환율 급등에 따른 선물환 손실 누적으로 한도 여력이 제한되는 만큼,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을 통한 물량 처리가 필요하다는 대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금 환율 레벨이나 우리나라의 조선업이라는 산업을 생각하면 선물환 처리는 꼭 필요하다"며 "기존에 선물환을 받아서 손실이 크게 난 은행권 외에 익스포저가 없는 새로운 금융기관은 지원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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