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외화송금] 코인 환치기 중심된 은행…내부통제 '구멍'
  • 일시 : 2022-07-29 10:30:01
  • [수상한 외화송금] 코인 환치기 중심된 은행…내부통제 '구멍'



    <<※7조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수상한 외환거래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환치기와 불법 자금 세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와 은행들이 검은 뒷거래에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쟁점 및 해결 방안에 대해 기획기사를 통해 짚어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송하린 기자 = 은행권 전반에서 포착된 이상 외환거래 정황이 국내외 가상자산 시세 차익을 노린 이른바 '코인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로 의심되고 있다.

    다만 다른 곳도 아닌 제1금융권이 코인 환치기의 주요 통로가 됐다는 점에서 은행권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은행 모두 연루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등에 따르면 금감원이 현재 전 은행을 대상으로 점검하고 있는 거래 규모는 약 7조원(53억7천만 달러) 규모다.

    현장검사 중인 신한·우리은행의 경우 약 4조1천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가 확인됐다. 기존 은행이 보고했던 규모보다 1조6천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의 송금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돼 수입대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해외법인에 송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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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러한 이상 외화송금 정황이 다수 은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여러 시중은행에서 유사한 형태의 거래가 다발적으로 나타났다"며 "신생업체의 대규모 거래와 가상자산 연관 거래 등이 다수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금감원이 작년 4월 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해외보다 높은 소위 '김치 프리미엄' 거래가 많을 당시 거래 관련 당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결과기도 하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준수 은행·중소금융 담당 부원장은 "은행권 내부통제 문제 등에 대해서는 검사가 끝난 뒤 전체적으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어떤 부분에서 내부통제가 이뤄지는지, 현장에서 송금이 이뤄질 때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 등 종합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내부에서의 공모 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단 은행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담당자 공모 여부는 계좌를 살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어 경찰에서 확인할 문제지만, 담당자는 거래를 처음 시작할 땐 금액이 적었고 거래를 계속하다 보니 신뢰가 쌓여서 거래업체를 믿게 됐다는 입장"이라며 "아직 담당자가 따로 이득을 챙긴 것도 없다고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어디서 허점 있었나…"외국환법 재정비 필요" 목소리도

    업권 안팎에서는 국내법상 가상자산의 송금·이전 등과 관련한 규제가 엄격한 탓에 무역거래로 위장한 외환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왜 그런 환치기의 주 통로가 됐느냐라고 한다면 돈을 보낼 수 있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 은행을 통해서 돈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을 통하지 않고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 떄문에 시장이 커진 것인데, 여러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거래 당사자들은) 원화송금을 해서 해외로 보내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상의 허점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은행에서 이러한 허위의 외국환 신고를 발견하지 못한 데 있어서 내부 통제 미비가 발견된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본적으로 외국환거래 자체보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문제로 보인다. 만에 하나 자금세탁 등과 관련이 있다면 금융기관의 막중한 책임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에 대해 내부통제장치 시스템 점검과 함께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은행만의 잘못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외국환거래법상 은행은 외화송금이 정상거래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거래업체가 서류를 위조했을 경우 은행들이 무역거래가 실제로 일어났는지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다는 실정이다. 법적으로 통관 물건이 실제로 들어왔는지 여부는 관세청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에 요구하는 건 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들여다보라는 건데, 은행은 조사 권한이 없다"며 "거래처에 자금을 어디서 마련했냐고 물어보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환거래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상자산을 사기 위해 외화를 송금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김치 프리미엄이 생긴 이유도 외화송금이 자유롭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법무법인 변호사는 "외국환규정을 실무에 맞게 좀 더 탄력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매매와 관련해서는 규제 공백이 있는 상황"이라며 "가상자산을 사기 위한 외국환거래의 신고항목을 만들어주는 등의 규정이 있어야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7.28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ywkim2@yna.co.kr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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