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 미·중 갈등 속 강세… 연준은 매파 행보 강화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섰다. 안전선호 심리가 재소환된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외환시장에 파장을 미쳤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2.89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1.645엔보다 1.248엔(0.9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175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2575달러보다 0.00822달러(0.80%)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5.21엔을 기록, 전장 135.04엔보다 0.17엔(0.1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5.401보다 0.77% 상승한 106.212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의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엔화의 가치가 강하게 반등한 뒤 다시 추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면서 안전통화로서 엔화의 지위가 새삼 주목받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특히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뒤 급등세를 재개하면서 엔화의 변동성 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2.53%를 찍는 등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급등세로 돌아섰다. 미국채 10년물은 전날 종가 대비 19bp 이상 급등한 2.7647%로 호가를 급격하게 올렸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가 다시 경계감을 강화했다.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해 더 걱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더 주력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하면서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주도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아직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노력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CN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거의 끝났다는 것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9.1%의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라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가격 상승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2%의 물가 목표와 비교할 때 "갈 길이 멀었다"라고 말했다.
연준에서도 비둘기파적 성향의 위원으로 알려진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향후 나오는 지표에 따라 9월 회의에서 75bp 인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남은 기간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은 지난 6월 내놓은 금리 전망치에서 여름 동안 두 차례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한 이후 9월에는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9월에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더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경우다"라며 "50bp가 합리적인 평가지만, 75bp가 괜찮을(OK) 수도 있을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바뀌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냉각되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우선 미국의 가계 부채가 팬데믹 이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카드 대금은 2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가계 부채 및 신용에 대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가계부채는 3천120억 달러 증가한 16조1천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 말보다 2조 달러 더 많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잔액은 2분기에 2천70억 달러 증가해 6월말 기준 11조3천9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인의 2분기 신용카드 잔액은 460억 달러 증가했다. 신용카드 잔액은 전분기보다 5.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 급증했다.
과열됐던 미국의 노동시장의 열기도 식기 시작했다.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천70만 건으로 전월보다 60만5천 건(5.4%)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감소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두 달을 제외하면 20여 년 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지정학적 우려가 증폭된 데 따른 파장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대치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잇달아 실탄 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에서 이날부터 6일까지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며 선박들이 해당 해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공지한 바 있다.
미 해군도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함 4척을 전개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도 요동을 쳤다. 중국 역외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한때 6.7957위안을 기록해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 상승은 위안화 약세를 의미한다.
오안다의 분석가 에드워드 모야는 "세계 2대 경제 대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는 위험 선호도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면서 " (안전통화인) 엔화의 강세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게 지정학적 긴장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게 오전장 초반부터 위험회피 심리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삭소뱅크의 전략가인 레드몬드 왕은 "엔화가 미국과 일본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 물론 일본의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 때문에 일본의 국채수익률은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미국채 수익률은 많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를 재조정한 것은 아마도 지나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화의 강세는 글로벌 석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순수입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는 위안화 약세는 부분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싼 긴장과 주말에 나온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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