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오픈으로 원화 약세 심화…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300원에 안착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3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이 주최한 '급등하는 미국금리와 점증하는 외환위기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인철 교수는 "국민연금이 환 오픈 전략으로 인해 현물외환시장에서 심한 환율 변동이 예상된다"면서 "엄청난 규모의 국민연금의 환오픈 전략이 실패하면 한국은 외환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2년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해외투자 자산은 300조 원이 넘는다. 연금은 2025년까지 해외투자 자산 비중을 5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투자 자산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의 외화 자산 중 현금 보유량은 5%가 채 되지 않는다"면서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실패하면, 한은의 달러 현금은 금방 고갈될 것이며 한국은 즉각적으로 외환 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 전략에 간여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관련 법안을 고쳐서 외환 위기로 가기 전에 정부가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국민 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에 따른 달러-원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 재무부도 6월 환율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를 언급한 바 있다.
연금은 환오픈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허용된 한도 내에서는 환헤지를 걸 수 있다. 전체 포지션의 5% 내외에서 전술적 환헤지가 가능하다.
이에 연금은 6월 중순 이후 전술적 환헤지를 일부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그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달러-원 환율을 상승시킨다는 지적이 커지자 연금은 지난 28일 기금의 해외 투자가 원화 약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럼에도 연금의 해외 투자가 원화 약세 압력을 강화한다는 우려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 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르다'고 안도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거시건전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도 체결해 시장심리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형 수원대 특임교수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과 외화 유동성 '위기'는 구분해야 하며 현재 우리나라 외환위기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한·미 통화 스와프 추진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안정화 신호를 보내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미국과 상설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지만, 엔화 절하는 주요국 중에 가장 심한 편"이라며 "한국 원화는 글로벌 중심통화도 아니고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도 아니어서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이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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