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강달러 책임론-③]서울환시 "압도적인 연금에 뒤따를 수밖에"
  • 일시 : 2022-08-10 12:58:03
  • [국민연금 강달러 책임론-③]서울환시 "압도적인 연금에 뒤따를 수밖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연초보다 훌쩍 뛴 1,300원대 환율 시대를 맞이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이 환율 급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연금의 해외투자 수요가 출회하자 수급과 심리가 모두 달러 매수 쪽으로 쏠렸고 환율 상승이 뒤따랐다는 게 다수 시장 참가자의 관측이다.

    10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올해 달러-원 환율이 연거푸 심리적 고점을 돌파하는 데에는 달러화를 긁어모은 국민연금이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시중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국민연금에서 해외로 나가는 자금이 많아지면서 환율에 영향이 없을 수 없었다"며 "연금 매수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나고, 원래 물량을 많이 갖고 들어오는 외국계 은행 이름까지 확인하면 시장이 쏠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연금의 달러 조달 규모나 시점까지는 알기 어렵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 심리는 환율 상승에 동조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금의 기본 매수 단위가 큰 만큼 환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 시장은 정해진 방향성을 따라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정확히 수치를 말하기 어렵지만, 환율 급등에 연금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환헤지를 거의 안 하고 있어, 달러를 얼마에 사든지 상관이 없다는 것인데 거래 금액이 많으니까 영향을 바로 주게 된다"고 말했다.

    환시의 한 관계자는 "연금이 환율을 1,300원대까지 전부 다 올린 건 아니어도, 물량 사이즈가 다른 게 연금"이라며 "장이 얇을 때 몇억불씩 사면 환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연금의 달러 수요를 보고 시장에는 쫓아가는 관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롱 베팅에 나설 타이밍을 보고 있을 때 연기금 수요가 나오면서 상단이 뚫린 적이 있었다"며 "그때그때 수급 상황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텐데 연금 수요가 일정 부분은 발단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초와 비교해 반년 만에 1,300원대로 급등했고 지난달 15일에는 1,326.70원에서 연고점을 찍기도 했다.

    달러-원이 주요 레벨 저항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세는 일종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부터 2월까지 달러-원은 1,210원 선에서 번번이 상승 시도가 막히기도 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연금 수요가 가세하면서 상단이 뚫렸다고 보는 시장 참가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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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의 달러 수요를 동반한 환율 급등 과정에서 당국의 역할이나 존재감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통상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하면,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등으로 실개입하거나 그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동해 변동성이 관리된다. 하지만 투기적인 베팅이 아닌 실수요로 수급이 변하면서 환율 레벨이 상승했다면 당국을 향한 개입 기대감이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연금의 해외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환시 수급 구조가 전반적으로 변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과거에는 수출입 기업과 무역흑자를 위주로 수급 구조가 형성됐다면 지금은 해외투자와 무역적자 등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환시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공업체 물량과 삼성전자 수출 물량 등이 나오면서 환율이 급하게 빠진 적도 있었다"며 "지금은 수급 플로우가 공급에서 수요 쪽으로 많이 이동했는데 연금 하나보다는 시장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에서 연기금의 비중과 그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전문적이고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자산운용 기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는 "연금의 덩치가 너무 커졌다"며 "의료와 헬스케어가 접근법이 다른 것처럼 보건과 복지, 기금 운용을 분리해 다양한 전문성을 고려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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