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초대형IB 한국물 진입 경쟁 속 홀로 주춤
수출입은행戰 배제, 조직 한계 부각…'소극적 행보' 대조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한국물(Korean Paper) 진입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삼성증권만이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달러채 주관사 선정 절차에서 초대형 IB로는 유일하게 배제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증권의 경우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 시장에 관심을 두기 이전부터 트랙 레코드를 쌓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던 하우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력 부족, 내부통제제도인 '차이니즈월(Chinese wall)' 강화 등으로 삼성증권이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달라진 한국물 입지…RFP조차 못 받아
삼성증권은 최근 초대형 IB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까지 모두 참전했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물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입찰 제안요청서(RFP)조차 받지 못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물론 신한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DB산업은행 등이 제안서 제출 및 프레젠테이션(PT) 등에 나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증권사가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한국물 시장에 뛰어들어 존재감을 드러냈던 곳이다. 당시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굵직한 딜로 업력을 쌓았다.
하지만 2017년 외평채 딜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최근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한국물 진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에서 주춤해진 삼성증권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이번 한국수출입은행 딜의 경우 삼성증권 측이 RFP 발송 등에 대한 거절의 의사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인력 부족 및 조직 내 차이니즈월 강화 등으로 한국물 업무를 수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물의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의 가교 구실을 하는 신디케이트 역량이 필수적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관련 업무를 별도 조직이 아닌 채권 영업 파트에서 담당하는데 차이니즈월 등으로 IB와 세일즈 파트의 소통이 가로막히며 해당 업무조차 수행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의 불참 속에서 한국수출입은행 맨데이트는 신한금융투자에 주어졌다. 대형 증권사의 한국물 각축전 속에서 삼성증권의 '초대형 IB'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양상이다.
◇초대형 IB, 트랙 레코드 확보…'삼성' 위상은 흔들
삼성증권의 사라진 존재감은 한국물 리그테이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KB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속속 주관 실적을 쌓았다. 토종IB 육성에 나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가스공사 등을 향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한국물 진입 경쟁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증권을 제외한 모든 초대형 IB와 신한금융투자가 공모 한국물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며 외화 조달은 물론 외화채 주관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삼성증권은 이런 움직임에서 비껴간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과거 증권업계 최초로 홍콩 현지 법인에 대규모 IB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정작 초대형 IB 도약 이후에는 주춤해졌다"이라며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은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 등을 겨냥해 글로벌 DCM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지만, 삼성증권은 원화채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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