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롱베팅에 급등한 달러-원…당국 경계 살아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한 달여 만에 연고점 수준인 1,320원대로 마감한 데 이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장중 1,328.90원까지 상승하며 서울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일 서울환시에서는 수급상 네고 물량이 우위를 보이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로 인한 커스터디 매도세가 출회했음에도 역외 롱베팅에 달러-원이 1,320원 선을 돌파해 외환당국의 스탠스에 관심이 향한다.
1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1,320.70원에 마감했다. 1,320원대 종가는 지난달 15일 1,326.10원 이후 한 달여만이다.
당시 달러-원 환율 급등은 전방위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달러 인덱스는 109.3선까지 상승하며 200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급등하며 시장 예상치 8.8%와 전월치 8.6%를 크게 웃돈 탓이다.
전일 달러-원 급등은 양상이 다르다.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재확인됐지만, 서울환시 마감 기준 달러 인덱스는 106선 후반에 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도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 폭을 75bp가 아닌 50bp로 점쳤다.
수급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심화한 상황도 아니다. 지난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4조4천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전일에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커스터디 매도 물량이 출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역외를 중심으로 한 롱 베팅이 강하게 유입해서 환율 급등세를 주도한 만큼, 외환 당국의 스탠스에 이목이 쏠린다.
역외 투기성 매수세는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서 지목됐을 정도로 당국의 관심사다. 지난 3월 7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역외의 투기적 움직임이나 역내 시장참가자들의 과도한 불안 심리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급등 구두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간 외환 당국 경계감이 없었던 것은 달러 강세가 워낙 강했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실 수급상으로도 원화 약세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달러-원 급등은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역외 롱 베팅으로 인한 것으로, 당국의 개입 명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절대적인 레벨이 높아도, 당국의 개입 강도가 강해지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전일 유로-달러 환율은 1.017대에서 1.00대로 패리티 수준에 근접하게 급락했다.
이처럼 추세적인 달러 강세가 되살아난다면 당국의 개입 효과는 제한될 수 있어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역외 세력의 매수세가 심화한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존재감 부재가 길어지면 롱 베팅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최근 달러-원 변동성이 심화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1,300원대는 역사적 고점 수준인 만큼 언제든지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 1,300원대는 역사적 고점 수준이지만 레인지 장세가 이어지며 당국 경계감은 없었다"면서 "어제 역외 매수세가 네고 물량을 소화하면서 급등했는데, 당국 존재감 부재가 롱 심리를 자극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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