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외화부채-①] 우크라, 달러국채 상환 미뤘지만 위험성 여전
  • 일시 : 2022-08-22 08:40:25
  • [신흥국 외화부채-①] 우크라, 달러국채 상환 미뤘지만 위험성 여전



    [※편집자 주 = 달러 가치가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신흥국의 외화부채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화로 부채를 발행하는 국가는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외화 부채를 상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나 상환 압박에 처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스리랑카가 엄청난 부채와 만연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지난 5월 디폴트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흥 국가의 30%와 저소득 국가 60%가 이미 부채 위기에 도달하거나 근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외화 부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략으로 촉발된 전쟁 당사자이자 외화부채도 매우 위험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우냐(UAH)의 가치는 달러 대비 올해 들어 약 34% 하락했다. 글로벌 달러 지수는 지난 7월 중순 109.298로 20여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뒤에 다소 조정 양상을 보이다 이달 중순부터 재차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자국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급락하면 우크라이나 정부나 기업 등의 외화 대출 기관들은 이자와 원금 상환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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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체 외화 부채는 작년 말 기준 540억 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73억 달러가량을 갚아야 한다. 전체 외화 부채의 절반 이상은 은행권과 헤지펀드 같은 민간 기관에 대한 부채이고, 나머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유럽투자은행(EIB) 등 국제기구에 진 빚이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IMF는 긴급융자로 14억 파운드를 제공했고, 세계은행은 5억8천900만 달러의 융자를 포함한 7억2천300만 달러의 금융 패키지를 전달했다. 이런 신규 대출은 모두 우크라이나 외채 규모를 키웠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부터도 상당한 외화 부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분쟁 이후 재정과 경제 위기에 직면했고, 이 과정에서 국제기구로부터 큰 규모의 자금을 부채 형태로 지원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민간 채권단과 달러 국채 상환 연기에 합의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연합인포맥스가 'IHS 마켓 채권' 데이터(인포맥스 화면 4010, 4011)를 입수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행한 달러표시 국채의 잔액 규모를 집계한 결과, 약 214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 채권의 약 75%를 보유한 국제 채권단은 이달 10일 원금과 이자 지급을 오는 2024년까지 2년간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 외화부채 상환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원금과 이자 지급을 2년간 연기하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셈이다.

    이번 합의로 우크라이나 외화표시국채에 대한 60억 달러에 가까운 원리금의 상환이 연기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번 조치로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에서 'CC'로 두 계단 상향 조정했다.

    평가사는 "우크라이나의 부채 상환 압력이 완화됐다"면서도 "'CC' 등급은 러시아의 공격과 우크라이나의 해결되지 않은 부채 지속 가능성의 위험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채무조정 협정이 "채무불이행(디폴트)과 다름없다"며 신용등급을 '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달러표시채권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달러표시부채는 지난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넘어섰다. 아시아와 유럽 등 주요 국가가 대부분 달러표시부채 비중을 GDP의 2% 이내로 가진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우크라이나의 달러 국채 가격을 보면 디폴트 위험성 등 이 국가가 처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발행 잔액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오는 2032년 9월 만기의 달러채 가격은 지난 3월 초순 러시아 침공으로 달러당 20센트까지 급락한 뒤에 지난달 들어 달러당 20센트 아래로 추가 하락했다. 얼마 전 채무 조정 합의에도 가격은 달러당 25센트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빈곤국 부채탕감을 위한 세계적인 연대운동 시민단체인 '주빌리 부채 캠페인'의 하이디 차우 전무는 "우크라이나의 달러국채 가격이 달러당 25센트라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채무 상환을 계속할 경우 서방 은행과 헤지펀드는 300% 이상의 수익을 낸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전쟁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긴급 필수 자원들이 국외 채권자들에게 유출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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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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