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까지 나선 '환율 안정'…환시는 "시간 벌기 차원"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이규선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350원도 넘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환시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외환당국도 역외의 투기성 움직임을 주목해 구두개입을 단행하는 등 공세를 보였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당국 개입으로 1,350원이 지켜질 수 있지만, 일시적 시간 벌기 수준이며, 주말 예정된 잭슨홀 회의 결과에 따라 상향 이탈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죽지세로 오른 달러-원…대통령·당국 연속 '경고'
23일 윤 대통령은 출근길 기자단 문답에 앞서 환율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1,340원까지 치솟은 환율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실 것 같다"면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달러-원이 1,300원 위협할 때는 국제금융센터를 직접 찾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했다. 취임 초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외환시장 안정을 중요 안건으로 다뤘다.
이번에는 직접적인 구두 개입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위기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의 우려 표시와 함께 외환당국도 움직였다. 당국은 이날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달러-원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6월 달러-원 1,300원 상회 당시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단행한 국장급 구두개입 이후 처음이다.
당국은 달러-원 1,300원 안착 이후에는 개입에 소극적이었지만, 전일 1,340원 상향 돌파부터는 실개입도 단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 강세가 전 세계적이긴 하지만, 가파른 달러-원 상승은 그렇지 않아도 위기인 물가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1,300원 부근이던 달러-원이 1주일도 안 돼 40원 가까이 치솟는 등 급등세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집중된 탓이다.
그런 만큼 당국도 구두개입에서 역외 쏠림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했다.
◇잭슨홀까지 시간벌기…결국 '달러지수'에 달린 운명
외환시장 딜러들은 대통령에 이어 당국 실무진 구두개입까지 더해진 만큼 이번 주말 잭슨홀 회의까지는 당국의 속도조절 노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잭슨홀 이후에도 달러 강세 국면이 반전되지 않는다면, 저항선 상향 이탈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위다.
당국이 달러 강세를 거스를 수 없으며, 그럴 의지가 강하지도 않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1,300원 돌파 이후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는데, 해당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오늘 구두개입은 역외 매수세에 경계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잭슨홀 때까지 시간을 벌어둘 순 있을 것"이라면서 "잭슨홀에서도 파월의 매파 발언으로 달러가 강세로 가면 1,350원을 지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대통령 발언과 당국 구두개입에도 시장에서는 매수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구두개입은 단기 급등에 대한 속도 조절 차원이라고 보며, 달러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확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 레벨을 틀어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지난 주말에도 추경호 부총리는 달러-원에 대해 괜찮다는 발언을 했는데, 당국에는 아직 주요 통화 대비 절하 폭이 괜찮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린 것 같다"면서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도 있어 레벨을 틀어막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지목한 역외도 투기적 롱포지션이 깊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달러가 꺾이지 않으면 달러-원의 하락 전환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국의 세심한 시장 관리가 중요해진 시점"이라면서 "개입을 단행할 때도 매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촘촘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선 상황에서 달러-원 1,350원이 힘없이 돌파되면 향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의 시장 관리 의지 및 힘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수 있는 탓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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