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부진한 美지표에 약세…유로화 20년 최저 찍고 반등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급반전했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비둘기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기대가 다시 소환되면서다.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기둔화 양상이 뚜렷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유로화는 유럽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20년 만에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지만 미국의 지표 부진에 반등했다. 일본 엔화 가치는 기업들의 월말 수요 등이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8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7.460엔보다 0.640엔(0.4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968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0.99437달러보다 0.00252달러(0.2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6.37엔을 기록, 전장 136.65엔보다 0.28엔(0.2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8.945보다 0.37% 하락한 108.540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유로-달러 환율은 오전 장중 한때 0.98990달러를 기록하는 등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1대1의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환율이 굳어지는 양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주요에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여 유로화를 끌어내렸다. 러시아가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의 유지 보수를 위해 해당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3일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 지역의 가스 공급 부족 우려를 심화하고 유럽의 경기침체 위험을 강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에너지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역대급 폭염과 가뭄에 따른 내륙 물류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로화를 추가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유로존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경제지표로도 확인됐다. 유로존의 서비스업 업황이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IHS 마킷은 유로존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장중에 미국 실물 경제의 급격한 위축세를 나타낸 지표가 발표되면서 유로화가 반등하는 등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1로 나타냈다. 8월 서비스업 PMI 지수는 '50' 아래 수준으로 떨어지며 서비스 업황 위축을 시사했다. 지수는 전월치인 47.3보다 낮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 49.0도 하회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8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27개월 만에 최저였다. 8월 합성, 제조업 PMI 예비치도 2년이 넘는 기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8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3으로 집계됐다.
안전 통화이면서 캐리 수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엔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 엔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에다 안전 수요가 일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일 저점 대비 5% 넘게 상승했다. 월말로 접어들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수요 엔화 매수가 유입된 점도 달러-엔 환율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날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한 데 따른 파장도 제한됐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전날 종가수준인 6.8652위안 언저리에서 호가가 나왔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하반기 들어 다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달러-위안 환율 추가 상승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109.292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14일 기록했던 20년 만의 최고치 109.298에 바짝 다가섰지만 다시 108대로 주저앉았다.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 등이 유입된 뒤 이탈하면서다.
투자자들이 안전 피난처로 달러화를 찾은 뒤 포지션을 되돌렸다.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키우면서다.
투자자들은 경계의 눈초리도 거두지 않고 있다. 연준 고위 관료들이 연일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하는 가운데 오는 26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의 잭슨홀 연설이 향후 시장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파월이 매파 행보의 화룡점정에 해당할 정도로 강경하게 발언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제조업 및 서비스 PMI가 예상을 훨씬 밑돌아 경제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점이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변경이나 긴축 속도의 완화 등을 시사하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는 서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MC의 분석가인 마이클 휴슨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게 (외환)시장 랠리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에너지 가격에 압력을 가할 것이고 유로화와 관련해서 유일한 길은 하락하는 것 뿐이다"고 강조했다.
아문디의 모니카 디펜드는 지난해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측하며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면서 그러나 물가는 추가로 올랐고 인플레이션은 더 오래 지속되는 등 광범위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의 실적도 견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수익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0.992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유로화는 올해 말까지 0.96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경제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과 유로존은 서로 다른 두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NAB의 외환 전략가인 래이 아트릴은 "현재 분위기를 고려할 때 (러시아의 가스공급중단이) 3일이 될지 3년이 될지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말로 3일 동안 유지 관리할 예정인가 아니면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무기화하는 또 다른 시도에 불과할까"라고 반문했다.
ANZ의 분석가들은 "채권이 단기물 주도로 매도세를 보였다"면서 "주말에 파월 의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반영한 움직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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