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의 금융시장 달래기…환율 '투트랙' 전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연일 금융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가파른 달러-원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어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취지다.
다만 달러-원 환율의 단기급등에는 강력한 조치를 언급하면서도,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환율 급등 등에는 대응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환율 수준 자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지만 금융·외환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최근 환율 상승은 우리 경제의 내부요인보다는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를 반영한 주요국의 공통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원 환율이 뛴 것은 맞지만 강달러로 인한 보편적 현상으로 위기감을 갖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외환시장의 불안심리를 달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출근길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1,340원까지 치솟은 환율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실 것 같다. 달러 강세, 원화 약세의 통화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해나가겠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대통령의 이런 발언과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환율 상승이 잦아들지 않자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지난 24일 긴급하게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그러면서 회의에서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원화)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대외재무 건전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고환율의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대통령실 경제라인을 총괄하는 최상목 경제수석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달러-원 환율의 상승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금융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는 금융위기 가능성을 일축하겠다는 뜻이다. 외환시장의 막연한 불안을 미연에 차단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심리에 따른 환율 왜곡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수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과 중국·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로 주요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인다"며 "원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지만, 변동률이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원화·엔화·파운드화·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 추이>
실제로 국내 외화 유동성도 나쁘지만은 않다. 대표적인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과거 위기 때에 비해 낮고 외환보유액도 충분한 상황이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전날 기준 32.85bp로 코로나 유행 초기에 도달했던 56bp보다 크게 낮다. 한때 650bp까지 폭등했던 2008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30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75bp 수준이다. 소폭 오르는 추세지만 지난 2020년 초에 기록한 86bp에는 아직 못 미친다.

<5년 만기 CDS 프리미엄과 달러-원 환율 추이>
외환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교역지표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과거 위기 때처럼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할 경우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지금은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상반기 경상수지가 247억달러나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상목 경제수석도 시장의 쏠림현상이나 투기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장의 쏠림이 발생하거나 투기적인 움직임이 확대되면 시장안정조치 등 적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달러-원 환율의 급등이 물가나 민생에 미칠 파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서울환시에서의 단기적인 대응의 필요성도 잊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수석실 관계자는 "원화 약세가 아니라 달러화 강세인 상황"이라며 "환시 쏠림이나 투기로 인해서 환율이 일정 범위를 급격하게 벗어나는지 유심히 보고 필요한 경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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