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美인플레 정점 전망에 약세…유로화 패리티 회복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유로화는 달러화와 1대1의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환율을 회복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거래량이 뒤따르지 않는 등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이 임박한 탓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66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524엔보다 0.136엔(0.1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032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9780달러보다 0.00540달러(0.54%)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7.10엔을 기록, 전장 136.19엔보다 0.91엔(0.6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8.402보다 0.37% 하락한 108.003을 기록했다.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둔화 양상을 보이면서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했다. 이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던 전월(6.8%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 둔화한 수준이다. 7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 6월 고점을 기록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6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대비 1.0% 오르며 1981년 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상승 폭이 둔화했다. 7월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상승했다. 이는 전월치(4.8%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4.7% 상승)보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개막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행보는 계속됐다.
잭슨홀 미팅을 주관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포문을 열었다. 에스더 조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한 수준이라며, 아직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해야 할 일이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연준에서도 최강의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매파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금리 인상을 앞당겨 시행하는 것(front-loading)이 타당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잭슨홀에서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해 연말까지 3.75%~4%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지금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느냐, 75bp 인상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와 같지만, 지표가 더 강해진다면 75bp 금리 인상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3.4%를 웃도는 수준까지 인상하고, 한동안 그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경제와 정책의 제약에 대한 재평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향후 연준의 행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0.7bp 하락한 3.0214% 언저리에서 호가가 나왔다.
달러-엔 환율은 거래 부진 속에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등 관망세를 이어갔다. 미·일 금융정책의 방향차가 새삼 주목받은 결과로 풀이됐다. 이날 도쿄도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6% 올라 30년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달러-엔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은행(BOJ)의 완화 정책이 바뀔 것으로 기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한때 1.00407달러를 기록하는 등 약진하는 데 성공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이후 처음으로 패리티 환율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역대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어 유로화의 패리티 환율 안착 여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02% 치솟은 메가와트시(MWh)당 321.41유로(약 42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3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 345유로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이달 말 일시적으로 유럽행 가스관을 아예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한 이후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핵심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유지 보수를 위해 이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3일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분석가인 에스더 라이켈트는 "파월 의장은 단기적인 도전에 초점을 맞추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연준의 결단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이 결연하게 보이는 데 성공한다면 달러화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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