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화 따라 절하?…원화, 두드러지는 약세 조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위안화나 유로화가 더 절하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만 고점을 높여가자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354.90원에 마감했다. 전장 대비 17.30원 급등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8월 중순 이후 원화 절하 속도는 유독 가파르다. 주요 위험통화인 유로화보다도 절하 속도가 빠르다. 원화가 3.58% 절하되는 동안 유로화는 2.26% 절하됐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1.82% 오르는 것에 그쳤다.
◇가파른 원화 약세…서울환시, 외환당국 스탠스 관심 고조
원화가 급속도로 절하되자 주요 통화 대비 절하 폭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외환당국의 스탠스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당국은 원화 약세를 글로벌 달러 강세 연장선으로 바라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이후 최근 원화 약세는 국내 펀더멘털이나 유동성 이상이 아닌 달러 강세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환율이 1,350원대를 웃돌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원화의 절하 폭이 과도한 수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A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 상승의 근본적 배경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는다"면서도 "최근 원화 약세 폭은 여타 통화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다달이 커지고 있고, 연말까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수출이 둔화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거듭해, 올 8월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247억2천315만 달러에 달한다. 연간 기준 최대치를 이미 넘어섰는데, 수출 둔화세가 뚜렷하며 연말까지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B은행의 딜러도 "달러-원이 1,300원대 레인지에서 횡보했을 때는 원화의 절하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이 맞지만 1,350원대는 전혀 아니다. 시장에서 1,350원을 단기 고점으로 봤던 이유는 외환당국이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인데, 그마저 뚫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 홀로 고점 뚫은 달러-원…서울환시 속도 조절 경계 목소리↑
최근 당국의 개입은 속도 조절 차원에서의 제한적인 규모로 예상된다. 또한 달러-원 방향성이 아래로 움직일 때 당국이 매도 개입을 더하는 방식으로 그 효과를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C은행의 한 딜러는 "(전일에도) 당국 개입은 역외 매수세가 강하니까 세게 하진 않는 것 같다"며 "지난달 월말 리밸런싱 수요가 유입해 달러-원이 하락했을 때 함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달러를 아껴서 사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포지션이 쏠리면 단기 조정이 과하게 나올 수 있지만, 1,350원 선이 뚫리면서 1,38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와 당국의 연이은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달러-원이 1,350원대 안착해 개입 강도가 강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히 유로화나 위안화 대비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역외 등 투기 세력에 경고성 메시지를 분명히 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도 달러-원의 급등 배경으로 역외 투자자의 역외차액경제선물환(NDF) 매입 확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원화가 엔화 약세나 위안화 약세에 동조하는 것은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초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위안화는 1분기 견조한 모습으로 그간 상대적으로 약세를 덜 반영한 탓이다.
D은행의 한 딜러는 "우리나라는 금리를 올리는데, 엔화와 동조해 약해지고 있다"며 "유로화는 금리를 인상해 달러 대비 등가(패리티) 환율이 안 깨지는 것과 비교하면 과도한 원화 약세는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상단이 열리며 1,350원대에 안착한 걸로 봐야 할 것 같다"며 "달러-원이 과거 금융위기 당시 레인지에 들어오면서 당국의 개입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시장 분위기만 보면 1,370원이나 1,380원도 상승 시도가 가능해 보이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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