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에너지 전쟁 공포…ECB·추석 네고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 주(5일~8일) 달러-원 환율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공포가 커진 영향으로 1,360원대에서도 상승 압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8월 고용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가스관 폐쇄 연장 소식이 나오며 불안감이 고조됐다.
제롬 파월 의장의 비롯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핵심 인사들의 발언이 예정된 만큼 긴축에 대한 부담도 이어질 전망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 업체 네고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과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은 달러-원의 상승 압력을 다소 중화할 수 있다.
지난주 달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과 우리나라의 대규모 무역흑자 충격 등으로 전주 대비 30원 이상 폭등하며 1,362.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60원대로 올라섰다.
◇美고용 안도했지만…러시아 가스관 폐쇄 연장 여파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렸던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금융시장에 추가 충격은 없이 소화됐다. 신규고용이 31만5천 명 증가해 시장 예상에 거의 부합했다. 또 실업률은 3.7%로 올라 전월 3.5%보다 높았다.
고용지표가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울 정도로 좋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연준의 후퇴를 기대할 정도로 나쁘지도 않았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연방기금 금리선물에 반영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5bp 금리 인상 기대도 다소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60% 가까운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고용지표 이벤트가 지나갔지만, 겨울철을 앞둔 유럽 에너지 위기가 다시 고조됐다.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의 운영 중단 조치를 연장한다고 돌연 발표한 탓이다. 러시아는 당초 정비를 거쳐 지난 3일 가스관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일방적으로 중단 연장을 통보했다. 운영 재개 시점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 조치는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일종의 보복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EU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조치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언급을 내놓고 있지만, 에너지 위기 불안감은 더 심화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해당 소식에 유로-달러 환율은 1달러 선을 회복했던 데서 곧바로 다시 추락했다. 유로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고,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가중될 수 있다.
◇파월 발언 등 이벤트 산적…ECB 대응 촉각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또 한 번 등장한다. 파월 의장은 8일 오전(미 동부시간 )카토연구소 컨퍼런스에 참여해 토론할 예정이다. 잭슨홀 회의 연장선상의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의 발언도 예정됐다.
특히 오는 8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CB가 물가 급등 및 유로화 추락에 대응해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를 올리고,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경제 상황은 ECB가 마냥 공격적이기만도 어렵다.
ECB가 유로화 약세 압력을 어느 정도로 중화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달러-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또 호주중앙은행(현지시간 6일)과 캐나다중앙은행(현지시간 7일)의 금리 결정도 예정됐다.
이날은 산유국 모임(OPEC+)의 정례회의가 열린다. 감산 결정 여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두드러지는 원화 약세…추석 네고·당국 주목
달러 강세와 유로존 위기, 중국 경기 둔화 및 미국과의 갈등 고조 등 대외 악재도 가시지 않고 있지만, 최근 원화 약세가 다른 통화대비 두드러지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원화는 지난주에 2.3% 절하되면서 유로(0.1%), 엔(1.7%), 위안화(0.4%)보다 훨씬 큰 폭 절하됐다. 주 후반 나온 약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사상최대치 무역적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네고 물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달러-원의 상단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연휴 기간 달러-원 추가 상승 기대가 형성된다면 업체들이 굳이 서둘러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당국의 행보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달러 강세에 동반한 수준으로 달러-원의 상승 속도만 제어하려는 현재의 패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이 경우 역외 등 시장 참가자들의 롱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당국이 외화보유액의 감소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반면 최근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달러-원이 이미 1,400원도 가시권인 수준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이전보다는 더 강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경계심도 있다.
추경호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은 이날 개장 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이어 규제혁신 TF회의, 세종 전통시장 추석민생 현장방문, 세종청사 타운홀 미팅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7일에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가 예정됐다.
한은은 이날 8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하고, 6일에는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 및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내놓는다. 7일에는 7월 국제수지와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가 나온다. 8일에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9일은 추석연휴로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미국에서는 이날 노동자의날로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6일에는 8월 ISM 서비스업 PMI가 나오고, 7일에는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중국에서는 이날 8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가 나오고, 7일 8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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